박주영(29·아스널)의 등장은 현지에서도 화제였다.
아스널과 토트넘 간의 '북런던 더비'를 취재하기 위해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 모인 각국 취재진들은 박주영이 교체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하자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26일 웨스트브롬, 10월 30일 첼시전 등 캐피털원컵(리그컵) 2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으니 그럴 만했다. 올리비에 지루, 니클라스 벤트너 등 공격수 줄부상에 휩싸여 있는 아스널의 여건이 반영됐다고 입을 모았다. 리그1 모나코에서 박주영의 활약을 지켜봤던 프랑스 취재진들의 반응이 돋보였다. 프랑스 언론들은 2011년 박주영이 릴 이적 직전 아스널로 방향을 틀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하지만 박주영의 리그1 복귀설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들은 토트넘전 선발 명단을 확인한 뒤 식지 않은 관심을 드러냈다. 한 취재진은 "박주영의 이적 배경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라"는 농담섞인 반응을 보였다.
에미리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아스널 팬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박주영의 모습과 이름이 호명되자 뜨거운 환호로 귀환을 반겼다. 지난해 리그컵 출전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북런던 더비의 무게감이 그대로 반영됐다. 그동안 박주영이 팀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어도 이날 만큼은 '아스널의 전사'였다. 박주영은 페어 메르데사커, 메수트 외질 등 동료들과 몸을 풀면서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적은 출전 수와 달리 표정은 밝았다. 훈련 중 코칭스태프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동료들과 볼을 주고 받는 게임을 하다 벌칙을 주도했다. 팀워크는 훌륭했다. 전반 중반과 후반 초반 사이드라인에서 몸을 풀며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출격 명령을 차분히 기다렸다. 후반 17분 토마스 로시츠키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점수차가 2골차로 벌어지자 출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박주영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벵거 감독은 후반 30분 미겔 아르테타 대신 메수트 외질을 내보내며 마지막 남은 교체카드를 소진했다. 몸을 풀던 박주영도 벤치로 복귀해 남은 시간 동료들이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런던=김장한 통신원 janghanbu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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