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새 시즌 예산 조차 확정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포항이 올 시즌 예산안을 두 차례 올렸으나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항은 당초 지난해와 같은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모기업 포스코로부터 지원 받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1월 중순인 현재까지 정확한 예산 규모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뒤를 이을 후임자 선임 과정이 늦춰지면서 결제도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일피일 시간만 지나가고 있다. 포스코의 경영 사정 악화 등으로 포항 구단 예산이 지난해와 비슷한 기조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마다 줄던 예산이 2012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것은 결국 리더십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포항의 모기업 협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포항 출신인 장성환 사장의 지역 내 입지는 견고하다. 그러나 모기업 내부에서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있다. 수 년간 포항 내부를 휘감고 있던 무사 안일주의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언젠가부터 포항의 수장 자리는 '거쳐가는 자리'로 변했다. 그나마 모기업 협상력이 유지됐던 예년에는 예산 수정이나 협력사 지원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노력 조차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뒷걸음질이 벼랑 끝까지 다다랐다. 당장 올 시즌 포항이 어떤 행보를 걸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산 부재로 이미 주요 선수 이탈은 시작됐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포항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 받았던 관중몰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가 없는 경기장에 팬들을 채우긴 힘들다. 부대행사와 이벤트로 이뤄낸 관중몰이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특수조차 살리기 어려워 보인다.
모기업 포스코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일궈놓은 40년 포항의 몰락을 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포항 스틸야드 정중앙에 위치한 청암(박 명예회장의 아호)존과 박 명예회장의 초상을 보기가 부끄럽다는 팬들의 원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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