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차두리(서울) 송종국(은퇴)이 '체력왕' 소리를 들었다. 4년 뒤에는 단연 '산소탱크' 박지성(PSV에인트호벤)의 체력이 돋보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는 막내 기성용(선덜랜드)이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홍명보호의 '체력왕'은 누가 차지했을까. 홍명보호가 16일(한국시각) 브라질 파라나주 포즈 도 이구아수시의 아베시(ABC) 경기장에서 새해 첫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첫 테이프를 끊은 훈련은 기초 체력을 측정하는 쿠퍼테스트(20m 왕복 달리기)였다. 일명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이다. 측정기로 수집된 선수들의 심박수는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분석을 거쳐 3주간의 브라질-미국 전훈 계획을 짜는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감기 증상을 보인 이승기(전북)가 열외된 이날 테스트에는 골키퍼 3명을 제외한 20명이 참가했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 속에서도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왕복 10회째가 넘어가자 탈락자가 속속 나오기기 시작했다. 이후 테스트는 20여분이 지난 뒤 종료됐다. 홍명보호의 '체력왕'으로 등극한 주인공은 '성남 듀오' 김태환과 박진포였다.
이들의 강철 체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김태환과 박진포의 체력은 지난시즌 K-리그 톱클래스급으로 완성됐다. 안익수 전 성남 감독의 체계적인 체력 훈련을 받은 덕분이다. 안 감독은 지난시즌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뒤 곧바로 체력 훈련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었다. 웨이트훈련을 강조하는 안 감독은 가장 먼저 숙소와 떨어져 있던 웨이트훈련장을 숙소 안에 설치했다. 선수들의 동선을 줄여 빠르게 부족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일본 출신 야노 요시하루 피지컬 코치를 영입,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무조건 많이 뛰어야 체력이 향상된다는 개념을 파괴했다. 반드시 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짰다. 축구선수가 쓰는 근육 등 신체 기능학적인 면을 훈련에 적용시켰다. 안 감독은 "체력 뿐만 아니라 전신을 강화시킬 수 있는 코어 훈련에 중점을 뒀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태환과 박진포는 안 감독 부임 초 새 훈련 프로그램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점점 체력과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끼자 선수들도 안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을 믿고 활용했다. 여기에 스스로 노력을 더해 생애 첫 A대표로 발탁됐고, 강체력으로 홍명보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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