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25·서울시청)의 환호성이 아들레르 아레나를 들썩였다. 동갑내기 모태범(대한항공)은 잠깐 분통을 터트리다 미소로 화답했다.
대학 동기이자 절친인 둘이 소치에서 50m 성대결을 벌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성대결은 굳이 새로울 것은 없지만 4일(한국시각) 소치에서 첫 실시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스타트 훈련이라 시선이 집중됐다.
"여기, 여기"라는 서툰 한국어로 들을 부른 이는 벽안의 케빈 크로켓 코치(캐나다)다. 그는 실제 경기에서 사용하는 "고투더 스타트, 레디, 고!"라는 구령으로 추임새를 넣었다.
그럼 왜 이상화의 상대는 모태범일까. 보통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끼리 스타트 훈련을 한다. 하지만 이상화는 예외다. 국내 여자부에선 적수가 없다. 기량이 압도적이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남자 훈련 파트너다. 밴쿠버에서 500m 금메달,1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모태범이라면 금상첨화다.
단 핸디캡은 적용한다. 이상화가 4m 앞에서 스타트를 한다. 이날 모태범이 인코스, 이상화가 아웃코스에 자리잡고 50∼60m가량을 달린 첫 레이스에서는 모태범이 승리했다. 50m 라인을 앞두고 상체를 일으킨 이상화를 모태범은 멀찍이 제치고는 속도를 유지한 채 코너까지 돌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상화가 인코스, 모태범이 아웃코스로 옮겨 두 번째 레이스를 벌였다. 둘은 완벽한 리듬감으로 빙판을 박차고 나서면서 50m 지점이 끝날 때까지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이어갔다.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자 두 선수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모태범이 "예~"라는 함성과 함께 승리했다고 주장하자, 이상화가 "내가 이겼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반 바퀴를 돌 때까지 설전이 이어졌다. 결국 이상화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상화가 양 팔을 번쩍 들며 장난스러운 세리머니를 하자 크로켓 코치가 박수를 치며 승리를 축하했다.
크로켓 코치는 훈련을 마친 후 미소가 번졌다. 그는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코치는 빠른 기록과 좋은 스케이팅을 보고 싶어한다. 오늘 이상화와 모태범 두 선수 모두에게서 이를 보았다. 코치로서 기분이 좋다. 둘다 최고의 선수답게 스케이팅을 잘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상화는 오늘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선수 본인도 행복할 것이다. 모태범도 늘 그랬던 것처럼 빨랐고 기술적으로도 훌륭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화는 소치에서도 명사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500m를 제패한 그는 지난해 네 차례나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홈페이지에 이상화를 메인 화면에 등장시켰다. 소치에서도 '금메달 0순위'로 꼽힌다.
모태범도 신화 재현을 노리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스타트가 불을 뿜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결전이 임박했다. 긴장감은 흐르지만 소치에서 '빙속 남매' 이상화와 모태범의 표정은 밝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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