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12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네덜란드는 9일 열린 남자 5000m에서 금, 은, 동메달을 석권한데 이어, 11일 남자 500m에서도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치른 스피드스케이트 5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네덜란드가 현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따낸 메달은 금 4, 은2, 동 4개다. 독주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엄청난 성적이다. 원래 강했던 장거리 뿐만 아니라 단거리까지 네덜란드 천하가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에 강한 이유가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우수한 신체 조건에서 찾을 수 있다. 속도를 겨루는 싸움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게 유리하다. 큰 키와 긴 다리, 긴 팔도 유리하다. 신체 조건상 동양보다는 서양 선수들이 유리한 배경이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유럽을 포함해 서양에서도 독보적이다. 넓은 인프라와 환경적 요인이 네덜란드를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만들었다.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로 꼽힌다. 네덜란드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스벤 크라머는 '국가적 영웅'으로 불린다. 사회체육으로 국가적인 지원이 적극적이다. 선수 육성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네덜란드의 국가적인 헌신이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의 뿌리"라며 "겨울만 되면 스피드스케이팅에 쏟는 관심이 대단하다. 동계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특히 더하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 가량이 바다보다 낮아 인공 제방과 수로가 발달했다. 겨울에 수로가 빙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손쉽게 스케이트를 즐기는 환경이 조성된다. 네덜란드에선 누구나가 쉽게 스피드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대단한 네덜란드의 틈바구니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가 있다.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빙속 여제' 이상화가 주인공이다. 네덜란드가 금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은 여자 500m가 유일하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이상화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여자 500m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 선수가 시상대 가장 위에 서지 않은 유일한 경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신체조건에서 열세인 이상화는 엄청난 노력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세를 넘었다. 그녀의 금메달이 얼마나 값지고,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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