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한국 여자쇼트트랙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박승희(22·화성시청) 심석희(17·세화여고) 조해리(28·고양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로 순서를 짰다. 준결선과 비교해 컨디션을 회복한 김아랑이 공상정(18·유봉여고) 대신 투입됐다. 스타트가 좋은 '500m 전문' 박승희가 1번으로 나서 주도권을 잡은 후 '에이스' 심석희에게 마무리를 맡긴다는 전략이었다. 계주에서 2번 주자는 마지막 2바퀴를 교체없이 소화해야 한다.
후방에서 상대의 레이스를 보며 역전을 노리는 작전을 주로 구사했던 한국은 계주에서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작전은 초반부터 맞아떨어졌다. 1번 주자 박승희가 스타트부터 치고 나갔다. 500m에서 넘어지며 다친 무릎 부상의 후유증은 없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했다. 한동안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16바퀴를 남기고 김아랑이 중국에 추월을 당했다. 3바퀴 후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2번 주자 심석희가 캐나다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때부터 한국의 저력이 시작됐다. 허둥대지 않았다. 변칙 대신 침착하게 구상한 작전 대로 레이스를 펼쳤다. 3위로 달리던 한국은 11바퀴를 남기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김아랑이 캐나다 선수를 제쳤다. 9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박승희가 다시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3바퀴를 남기고 박승희는 다시 중국 선수에게 추월당했다. 박승희는 무리한 추월 대신 심석희와 정확한 터치에 주력했다. 최종 주자로 나선 심석희는 초반 상대 선수와 부딪히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내 기대에 부응했다. 1500m에서 방심하며 내준 금메달의 한을 푸는 듯한 환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반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속도를 냈다. 심석희는 중국 선수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맨 먼저 골인했다. 기록은 4분09초498. 결과는 우승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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