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연아(24)였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뽐내는 완벽한 클린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점수는 박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74.92점을 기록했다. 1월 마지막 리허설에서 기록한 80.60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73.37점) 보다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라이벌'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라시아)가 이번 대회 피겨단체전에서 기록한 72.90점보다도 2.02점 높은 점수였다. 그러나 거의 완벽한 연기를 펼쳤음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점수표였다.
김연아의 채점표를 살펴보자. 모든 요소에서 가산점을 받았지만 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단 점프를 보자.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공중 연속 3회전·기본점수 10.10점)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GOE(Grade Of Execution·수행점수)에서 1.50점의 가점을 받았다. 트리플플립에서도 1.10점의 가산점을 받으며 6.40점을 얻었다. 지난 두번의 리허설에서 실패를 했던 더블악셀도 완벽히 성공했다. 점프 3요소에서 3.67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5점 이상의 가산점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점수다.
스핀은 예상대로 점수가 나왔다. 플라잉카멜스핀에서 레벨4를 받았으며, 레이백스핀에서도 레벨3를 받았다. 체인지풋콤비네이션스핀에서도 레벨4를 받았다. 가산점도 각각 0.93점, 0.79점, 1.07점을 얻었다. 그러나 공을 들였던 스텝시퀀스에서 레벨3에 그쳤다. 기본점수가 2.40점으로 깎였다. 가산점도 0.79점에 머물렀다.
기본점수 31.43점에서 7.60점의 가산점을 더해 TES에서 39.03점을 받았다.
예술 점수도 박했다. 김연아는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애잔한 연기를 보였다. 김연아는 특유의 표정과 풍부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프로그램 구성 요소에서도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구성요소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눠 심판이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점수를 준다. 그리고 '팩터(Factor·0.80)'와 곱해 총점을 도출한다. 만점은 없지만, 보통 8.5점이면 최상의 연기, 8.0점 이상이면 뛰어난 연기로 평가한다. 최근 치른 대회에서 모두 9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이번 연기에서는 그보다는 낮았다. 구성 요소에서 9.04점(스케이팅 기술), 8.61점(트랜지션), 9.11점(퍼포먼스), 8.89점(안무), 9.21점(음악해석)을 기록했다. 35.89점을 받았다. 대단한 점수지만 손해본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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