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닝'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2월 초 가슴을 쓰러내렸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로 이동하던 중 장비를 분실했다.
미국 레이크 플레시드에 훈련 캠프를 차렸던 자메이카는 항공기 연착 및 비상 착륙 등으로 모스크바에 늦게 도착했다. 몸은 도착했지만 비행기에 실었던 장비가 오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장비가 뒤늦게 왔지만 그 때까지 '혼돈 상태'였다. 봅슬레이 썰매의 가격이 1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이었다.
봅슬레이는 '억 소리'나는 스포츠다. 썰매 2인승은 1억2000만원, 4인승은 1억8000만원 수준이다. 웬만한 자동차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봅슬레이에는 중량 규정이 있다. 2인승은 썰매와 선수 무게를 합해 최저 170㎏을 넘겨야 하며 최대 390㎏을 넘기면 안 된다. 4인승은 최저 210㎏, 최대 630㎏ 이내로 총중량을 맞춰야 한다. 썰매와 선수 몸무게를 합친 총 중량이 하한선을 넘기지 못하면 썰매 안에 추를 넣어 무게를 맞춘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썰매가 가벼우면 출발 당시 미는 힘이 덜 들어 스타트 속도가 잘 나오지만 레이스 중반 이후 가속도가 붙지 않는다. 반대로 썰매가 무거울 경우 미는 힘도 그만큼 많이 들고 스타트 속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두 가지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대부분 썰매는 가볍게 하되 선수들의 몸무게를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썰매를 가볍게 하는 것이 기술이다. 과거 나무 썰매에서 시작한 봅슬레이는 현대 과학의 집결체다. 탄소 섬유재질로 구성된 몸체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으로 설계, 제작된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인 BMW, 맥라렌, 페라리 등도 봅슬레이 썰매 제작에 참여해 스폰서한다. 썰매 한 대가 2억 원을 넘는다. 한국이 사용하는 썰매는 1억 2000만원 정도다. 썰매만 비싼게 아니다. '러너(runner)'라고 불리는 날도 만만치 않다. 러너는 날씨에 따라 다른 굵기의 제품을 사용한다. 러너 하나의 가격만 2000만~3000만원 정도다. 봅슬레이 강국인 미국이나 독일 등은 기온에 따라 최적화되어있는 러너 5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영상과 영하의 날씨에서 쓰는 날 1개씩만 가지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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