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이 한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태종(LG 세이커스)와 문태영(모비스 피버스) 형제를 훌륭히 키워낸 어머니 문성애(58)씨가 두 아들이 한국에서 계속해서 꿈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문태영과 문태종은 16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2013-2014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시상식에서 각각 MVP와 우수선수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이번 시즌을 마무래했다. 이날 시상식 자리에는 어머니 문씨가 두 아들 몰래 깜짝 방문을 해 모자간의 감격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두 형제는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 문씨는 "지난해 시상식에서는 한국말로 잘하더니, 올해는 왜 안하는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 동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눌 때도 영어를 쓰자 두 사람에게 "한국말로 해"라고 다그친 어머니였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같은 혼혈 선수 신분인 전태풍(KCC 이지스)과 이승준(동부)-동준(삼성) 형제 등은 곧잘 한국말을 하는데 유독 문태종-태영 형제만 한국말을 쓰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두사람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있는지 의문이다. 애정이 있다면 한국말을 배우려 노력하지 않겠는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어머니 문씨도 이 사실을 잘 알고있다. 때로는 속상하다. 문씨는 누구보다 두 사람이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씨는 "이제 듣는 건 거의 다 알아듣는다. 말하는 것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도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음, 단어 등이 틀릴까봐 걱정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문씨는 "두 형제가 한국에서 은퇴를 하고, 기회가 된다면 멋진 지도자로 성장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며 "본인들도 어머니의 나라에서 그런 꿈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도 한국어 습득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말을 잘하는 전태풍과 이승준-동준 형제는 성격도 외향적이고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를 접해온 것에 반해, 문태종-태영 형제는 이들에 비해 훨씬 점잖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말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이 훨씬 어려울 수 있고 평상시 인터뷰 때도 말수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데 어머니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술술 풀어내는 두 형제의 모습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문태영은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우리를 키우셨다. 우리 형제의 모습에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후 시상식이 종료되는 순간에도 MC의 진행마저 중단시키고 "한국에서 우리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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