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유럽 무대 진출은 당연해 보였다. 여지껏 빠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맨유가 19년 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사라진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가진 에버턴과의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에서 0대2로 완패했다. 승점 57에 그친 맨유는 유럽챔피언스리그행 티켓 마지노선인 4위 아스널(승점 70)과의 격차가 13점까지 벌어졌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맨유는 1996~1997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18년 연속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올랐다. 이 기간동안 결승에 4차례 올라 2번이나 우승을 따내면서 유럽 최고의 팀으로 명성을 쌓았다. EPL을 대표함과 동시에 스타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막대한 부도 축적했다. 맨유는 마지막으로 결승에 오른 2010~2011시즌 우승팀 바르셀로나(스페인)보다 많은 5319만7000유로(약 763억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대회 성적에 따른 상금은 바르셀로나보다 적었지만, 전 세계에 거느리고 있는 팬들로 인한 TV중계권은 바르셀로나를 넘어섰다. 유럽챔피언스리그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쥘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19년 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 탈락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유로파리그 출전이 차선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팀들과 싸우는 것 뿐만 아니라 상금 면에서도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할 수 없는 만큼, 동기부여가 될 지 의문이다. 절망적인 것은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유로파리그 출전권 조차 잡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로파리그 출전권 마지노선인 6위 토트넘(승점 63)과의 승점차도 6점차나 된다. 유럽클럽대항전에 모두 탈락하게 되면 이는 곧 맨유의 수익 하락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최후의 보루인 EPL TV중계권이 남아 있으나, 올 시즌의 부진으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의 가치 및 수익 하락은 곧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로빈 판페르시와 웨인 루니, 후안 마타 등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스타급 선수들을 보유하기가 어려워짐을 뜻한다.
결국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모예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추천을 받아 맨유 감독직에 올랐다. 그러나 무색무취 전술 뿐만 아니라 팀 장악에도 실패하면서 시즌 내내 좌충우돌 했다.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실패가 결정되는 순간, 맨유의 인내심도 폭발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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