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툴 강원 감독은 K-리그 22개팀(클래식 12개, 챌린지 10개팀) 중 유일한 외인 감독이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한국 무대를 경험했다고 하나 언어는 여전히 큰 장벽이다. 알툴 감독은 모국어인 브라질어 뿐만 아니라 영어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하지만 영어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거의 없어 큰 쓸모가 없다. 훈련이야 어차피 축구용어를 쓰니까 상관없는데, 평상시 선수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이 많다. 통역이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체크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 큰 핸디캡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음식 리더십이다.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며 다 함께 어울리려는게 목적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음식을 함께하면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게 알툴 감독의 생각이다. 페루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등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터득한 방법이다.
29일 알툴 감독이 사비를 들여 피자 파티를 열었다. 27일 수원FC를 상대로 감격의 시즌 첫 승을 거둔 것에 대한 자축 파티이자 팀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강원 선수단은 수원FC를 1대0으로 꺾고 라커룸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어졌던 무승의 설움이 분출됐다. 하지만 승리 후에도 선수들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팀 전체에 여전히 무거운 공기가 돌았다. 알툴 감독은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피자 파티가 열었다. 선수들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모처럼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알툴 감독의 음식 리더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승행진이 계속되고 있을때 고참 선수들을 불러다 한정식 회동을 했다. 사기 진작을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팀의 전반적 운영 방안과 베테랑들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개별적으로 불러 딱딱하게 미팅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알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너무 순종적이다. 여기에 팀 성적에 따라 분위기가 너무 많이 좌우된다. 동계훈련때만 해도 내가 장난을 치면 웃으면서 받아줬는데, 막상 시즌 개막 후 연패가 이어지자 모두 조용해졌다. 분위기를 끌어올릴 방법이 필요했다"며 "그게 음식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음식을 먹을때 가장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 순간만큼은 함께 얘기도 많이 하고, 잘 어울릴 수 있다"고 했다. 강원은 챌린지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현재 순위는 꼴찌를 가까스로 면한 9위다. 알툴 감독은 기회가 될때마다 선수들과 음식 회동을 할 예정이다. 반전의 카드인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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