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명단 탈락은 잊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이명주(24·포항)에게 월드컵은 지워졌다.
포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행에 일조한 이명주가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이명주는 1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전북과의 2014년 ACL 16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서 전후반 90분 모두 활약하며 팀의 1대0 승리에 일조했다.
리그를 휘저었던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냉정하게 승부 만을 바라봤다. 전반 35분 거친 몸싸움을 펼친 최보경과 심리전을 펼치면서 결국 퇴장까지 이끌어내는 영리함을 선보였다. 전북 서포터스들이 욕설을 퍼부었으나, 포항 팬들은 오히려 '이명주'를 연호하면서 힘을 북돋우었다.
이명주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몸싸움은 당연한 것이다. (퇴장) 전부터 거칠게 붙길래 맞대응을 했다. (박치기를 해)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장면을 설명했다. 그는 "전북 팬들이 욕을 했지만, 포항 팬들의 응원과 '침착하라'는 동료들의 말에 마음을 다스리며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리그와 FA컵을 동시 제패한 포항은 올해 구름 위를 걷고 있다. 리그 1위와 ACL 8강, FA컵 16강 등 모든 대회에서 우승 사정권이다. 더블(2관왕)에 이은 트래블(3관왕)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2년 연속 ACL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과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에서 실패를 맛볼 것이라는 비아냥 모두 숨죽이고 있다. 포항의 시대다. 이명주는 "사실 이 정도 성적까진 예상 못했다.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웃었다. 그는 "앞선 ACL 탈락은 경험 부족이 컸다"며 "지난 2년 간의 실패와 터키 전지훈련에서 배운 경험이 성적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슴 한켠에 아쉬움은 묻어뒀다. 이명주는 "월드컵 명단 탈락은 지난 일"이라면서 "좋은 성적이 나면서 아쉬움도 풀어지는 듯 하다.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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