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밀당(밀고 당기기)의 귀재'로 통한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정해진 각본이 없다. 주전, 비주전의 경계가 모호하다. 유일한 단서였던 '주전조끼'도 사라진 지 오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부터 대표팀 선수들이 나눠받는 조끼는 곧 주전을 의미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뒤를 이은 감독들도 비슷한 흐름을 따라갔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다르다. 출격이 당연시 되던 선수들조차 조끼를 받지 못한 채 동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주전조로 여겨진 팀에서 훈련하던 선수들이 다음날 다른 곳에서 뛰기도 한다. 어디로 튈 지 모른다.
홍명보식 밀당은 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김보경 차출 요청에 난색을 표하던 세레소 오사카에게 '아예 안뽑겠다'고 협박(?), 모든 J-리그 팀들을 휘어잡은 일이 대표적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명단 발표 뒤 '원칙 논란'이 일자 "원칙은 내가 깬 것이 맞다"며 정면돌파를 택해 논란을 잠재웠다. 팀 안팎을 아우르는 밀당 리더십은 귀재라는 표현이 부족해 보일 정도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새로운 '밀당'이 시작됐다. 측면이 타깃이다. 중앙은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됐다. 구자철(마인츠)이 섀도 스트라이커,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가시와)이 더블볼란치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중앙수비는 튀니지전에서 부상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김영권(광저우 헝다) 곽태휘(알힐랄)가 발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측면은 하루가 다르게 구성이 바뀌고 있다. 손흥민(레버쿠젠)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펼쳐진 훈련에서 지동원(도르트문트)에게 자리를 내줬다. 또 다른 경쟁자인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로 이동해 활약했다. 4일 훈련에서도 미세한 변화는 계속됐다. 풀백 자리도 안갯속이다.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박주호(마인츠) 이 용(울산) 김창수(가시와)가 꾸준히 역할을 바꿔 가고 있다. 이근호는 경쟁 구도에 대해 "알고 있는 분은 아마 감독님 뿐일 것"이라고 했다.
밀당 효과는 긍정적이다. 숙소 내 공기가 다르다. 훈련이 없을 때는 러닝으로 몸을 풀거나 웨이트장으로 몰려가 컨디션 잡기에 여념이 없다. 홍 감독이 5일 공식 훈련 일정 없이 재충전의 시간을 줬으나, 선수들은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는 눈치다. 정성룡은 "골키퍼들은 (5일에) 개인별로 웨이트 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명보식 밀당은 본선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도 밀당의 연장선이다. 홍 감독은 모든 선수들의 기량을 면밀히 체크해 최상의 조합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경기를 통한 긴장효과도 얻을 수 있다. 결국 밀당의 끝은 18일 러시아와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릴 브라질 쿠이아바의 라커룸이 될 것이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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