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 중 하나가 '시카고'다.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겸 연출가인 밥 포시(1927~1987)의 대표작이다.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섰던 밥 포시는 타고난 천재성과 무대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버무려 자신만의 독특한 안무를 창안해냈다. 이른바 '포시 스타일'이다. 정규교육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로테스크하면서 묘하게 관능적인 동작들은 신기하게도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이 '시카고'가 8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다시 공연된다.
'시카고'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배우들이 관록의 무대를 꾸민다. 보드빌쇼 스타 출신의 여죄수 벨마 켈리 역에 최정원, 스타를 꿈꾸는 깜찍 발랄한 록시 하트 역에 아이비, 악덕 변호사 빌리 플린 역에 성기윤 이종혁, 감옥의 권력자인 간수장 마마 모튼 역에 전수경 김경선이 나선다. 2000년 '시카고' 국내 초연 때 록시 하트를 맡았던 최정원은 2007년부터 벨마로 변신했다. 아이비는 록시 역으로 2012년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0년 최정원과 함께 록시를 맡았던 전수경은 마마 역으로 14년 만에 '시카고'에 다시 선다. 전수경은 '시카고'에 다시 출연하고 싶어 이번에 오디션에 도전해 배역을 따냈다. 감회가 새롭다.
'시카고'는 1920년대 범죄와 탐욕이 지배하던 도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다. 남편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온 여죄수들이 주인공이다. 악덕 변호사 빌리는 돈만 내면 이들을 무죄로 만들어주고, 간수장 마마 모튼은 중개역할을 한다. 여죄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석방되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 여기에 '폭풍 클릭'에 목숨을 건 황색 언론언론들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선정적인 기사를 쏟아낸다. 1920년대 시카고 뿐아니라 여전히 세상 모든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은 코믹하고 발칙하게 풍자한다.
'시카고'는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1980년대 이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 클로드 미셀 숀버그의 '레미제라블' 등 4대 뮤지컬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주춤해왔지만 '오리지널 미국 뮤지컬'의 참맛을 간직한 작품이다. 밥 포시가 만들어낸 몸짓은 일품이고, 국내팬들에겐 여전히 낯설지만 세련된 컨셉트 뮤지컬(기승전결의 드라마가 아니라 개념 중심으로 전개되는 뮤지컬)의 기법이 드라마와 세트에 녹아있는 작품이다. 배우들 역시 최강의 구성이다. 신시컴퍼니 제작.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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