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언니' 드로겟(32·제주)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드로겟은 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16라운드에서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제주는 체력이 떨어진 서울을 밀어붙이며 2008년부터 이어진 서울 징크스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 44분 에벨톤에게 불의의 선제골을 내줬다. 서울 벤치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들며 승리를 확신했다.
위기의 제주를 구해낸 것은 드로겟이었다. 후반 45분 황일수의 슈팅이 유상훈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뛰어들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드로겟의 의지가 돋보인 골이었다. 더 돋보인 것은 투혼이었다. 경기 후 박경훈 제주 감독은 "드로겟의 발가락이 3㎝ 정도 찢어졌다. 축구화가 찢어졌을 정도다. 발가락 위로 피가 흥건했다"고 했다. 드로겟은 경기 도중 서울의 미드필더 고명진에게 밟혀 크게 다쳤다. 그러나 드로겟은 부상을 참고 뛰었다. 서울 징크스를 깨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투혼의 힘으로 승점 1점을 얻었지만, 결국 드로겟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박 감독은 당초 올시즌 16경기에서 5골-1도움을 기록한 '에이스' 드로겟을 23일 전남전에도 출전시킬 계획을 세웠지만, 드로겟이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을 접었다. 이제 관심사는 드로겟의 대체자다. 제주는 현재 공격진에 부상자가 속출, 대체자원이 많지 않다. 여름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외국인공격수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체 1순위는 '제주의 메시' 이현호(25)다. 이현호는 지난 서울전에서 후반 투입되 부지런한 모습으로 공격에 힘을 실었다. 박 감독은 "이현호가 서울전에서 나쁘지 않았다.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진만큼 선발출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근육 부상에서 돌아온 배일환(26)은 조커 출격이 유력하다. 배일환은 현재 30분 정도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박 감독은 "니시가타 피지컬 코치가 배일환의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전남전 출전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후반 중반 교체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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