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치르고 올라왔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정상까지 딱 20년이 걸렸다. 1일 강원도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5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선문대는 인천대를 2대1로 누르고 우승했다. 2002년 이후 12년만의 대회 우승이었다. 우승의 청부사는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은 김재소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1989년 일화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스피드와 좋고 활동량이 넓은 측면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1993년 고난이 찾아왔다. 부상이었다. 30살의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지도자의 길로 나섰다. 학원축구로 향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신도초등학교와 연천중학교, 광운공고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실업에서도 지도자로 나섰다. 한일생명과 서울시청에서도 선수들을 가르쳤다. 서울시청에서는 남자팀과 여자팀을 모두 맡았다. 프로무대는 대구FC에 밟았다. 스카우트로 나서며 프로에 맞는 선수들을 보고 다녔다. 2011년말 선문대에 부임했다. 좋은 자양분이 됐다. 김 감독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덕에 선문대를 맡은 뒤 빠르게 선수 파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연맹전 우승을 목표로 했다. 2012년 추계연맹전 16강에 올랐다. 2013년 추계연맹전에서는 8강까지 달성했다. 몇 발자국만 더 가면 정상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투지를 불태우게 할 계기도 있었다. 탈락하자마자 숙소 측에서는 매번 '방을 빼'라고 했다. 몇 경기 더 보고 가고 싶었지만 바로 학교로 돌아가야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방을 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김 감독의 다음 목표는 '꾸준함'이다. 선문대를 항상 우승권에 있는 강팀으로 만들겠다는 것. 김 감독은 "분명 이름값 높은 팀들에 비해 선수 스카우트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면서도 "때문에 잠재력을 보고 선수를 뽑는다. 선수들의 발전이 곧 선문대의 발전이다. 계속 발전하는 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문대의 신희재는 대회 최우수선수가 됐다. 인천대의 윤주열이 우수선수가 됐다. 선문대의 김종우와 인천대의 이정빈이 각각 4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전 통과 후부터의 총득점으로 득점왕을 가린다.
태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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