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넘쳤다. 상승세였다. 추격자들을 따돌렸다고 생각했다. 미래의 상대들도 만만해보였다. 하지만 자만과 방심이 결국 화를 불렀다. 주춤했다. 결국 추격자들에게 따라잡히고 말았다.
수원이 4위권팀의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수원은 10일 제주와의 20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3위에 오른 수원은 4위권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2위 포항과 5점, 선두 전북과는 6점차로 좁혔다. 추격 가시권에 두었다. 이후 대진운도 괜찮았다. 전남과 성남, 경남과의 3연전을 앞두고 있었다. 이른바 삼남(三南) 대결이었다. 수원은 내심 3연승을 거두는 '삼남대첩'으로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려했다.
하지만 첫 경기였던 전남전부터 꼬였다. 왼쪽 풀백 최재수가 퇴장당하는 등 졸전 끝에 1대3으로 졌다. 이어진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부진은 이어졌다. 산토스의 동점골 덕분에 겨우 1대1로 비겼다. 2경기 동안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수원은 결국 4위 전남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었다. 골득실차에서 앞서 간신히 3위를 유지했다.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는 8점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포항과의 승점 5점차도 좁히지 못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스플릿이 가려지는 33라운드까지 이제 11경기만 남았다. 그 이전까지 선두권과 가까운 3위 자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쉽지가 않다.
일단 수원으로서는 전술적인 변화를 고려해봐야 한다. 성남과의 경기 후반에 보여준 정대세-산토스 투톱 전형이 답이 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산토스가 좀 더 전방으로 올라가면서 최전방부터 압박이 가능하다. 여기에 2선에서 올리는 얼리 크로스의 활용도도 높아진다. 정대세가 머리로 떨구고 산토스가 해결하는 부분 전술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선수 교체도 고민해봐야 한다. 최후방 수비수 헤이네르는 여전히 불안하다.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예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여기에 기존 수비수들과의 언어 소통에도 문제가 있다. 조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구자룡이나 민상기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서정원 감독은 제주와의 경기가 끝난 뒤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문제를 덜어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남, 성남전에서는 다시 그 마음의 문제가 발견됐다. 선수들 모두 상대를 얕잡아봤다. 무리하게 덤비다가 역습에 당했다. 서 감독은 성남전이 끝난 뒤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경남전에서는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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