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기전 밝은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낸 그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자신있게 플랫폼에 섰다.
그리고는 단숨에 바벨을 번쩍 들어올렸다. 세계 최강자의 여유와 자신감이었다.
남자 역도 56㎏급의 최강자 엄윤철(23)이 북한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엄윤철은 20일 인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6㎏급에서 인상 128㎏·용상 170㎏·합계 298㎏을 들어올려 정상에 올랐다. 용상에서 170㎏을 들어올린 엄윤철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기록(169㎏)을 1㎏ 경신하며 이번 대회 첫 세계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인상에서 탓 킴 뚜안(134㎏·베트남)과 우징바오(133㎏·중국)에 뒤지며 3위에 그쳤던 엄윤철은 용상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1차시기에서 160㎏을 가볍게 들어올리며 2위로 올라선 그는 2차시기에서 166㎏에 성공해 1위 자리를꿰찼다. 이어 금메달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3차시기에서 170㎏으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괴물 역사'의 탄생이다. 15세이던 2006년 압록강 체육단에 입단한 이후 2007년부터 세계주니어 무대에서 성적을 내기 시작한 엄윤철은 2011년 성인 무대에 첫 데뷔를 했다. 이어 21세의 나이로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세계 역도계를 뒤흔들었다. 세계랭킹 11위였던 엄윤철은 성적이 낮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B그룹에서 인상 125㎏을 들어올리더니 용상에서 168㎏에 성공해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열린 A그룹 경기에서 엄윤철의 기록을 넘어선 선수가 나오지 못했다. 엄윤철은 합계 293㎏으로 런던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의 역도 영웅이 된 엄윤철은 지난해 자신이 보유했던 용상 기록을 169㎏으로 1㎏으로 놀리며 자신의 몸무게 3배 이상을 들어올린 '역도의 전설'로 공인받았다. 세계역도연맹은 지난해 홈페이지에 엄윤철을 '괴물'이라고 표현했고 '괴물 역사'는 단숨에 역도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가 됐다.
엄윤철은 자신의 진가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뽐냈다. 탓 킴 뚜안의 거센 추격에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이미 용상 2차시기에서 166㎏에 성공해 금메달을 확보한뒤 다시 세계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합계 298㎏을 들어올린 엄윤철은 2년만에 런던올림픽(합계 293㎏) 기록을 5㎏나 늘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세계 최강자의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엄윤철의 가파른 상승세는 북한의 집중 투자 덕분이다. 역도가 북한의 효자 종목으로 자리잡자 최근 북한은 역도를 전략 종목으로 꼽으며 집중 투자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3월 평양시내 체육촌을 시찰하며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역도가 승산 종목의 하나가 되게 해야 한다"며 집중 투자를 지시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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