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진천선수촌 사격장. 런던올림픽 스타 진종오(33·KT)와 김장미(22·우리은행)는 '바뀐 규정'을 걱정했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2013년 결선 규정을 바꾸었다. 이전까지는 본선 점수를 안은채 결선을 치렀다. 모든 선수들이 정해진 사격을 다한 뒤 점수의 합계로 등수를 가렸다. 하지만 바뀐 규정에 따르면 본선 점수는 결선에 나갈 8명을 가리는데만 쓴다. 결선에 오른 8명의 선수들은 0점부터 다시 시작한다. 일정한 수의 탄환을 쏜 뒤 최하위부터 걸러내는 탈락 방식도 적용한다. TV시청자들에게 조금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해졌다. 진종오는 "선수들이 새로 바뀐 규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장미는 "지금은 바뀐 규정을 알아가는 단계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ISSF의 바뀐 규정이 결국 런던스타들의 발목을 잡았다. 진종오는 20일 열린 주종목 50m 권총에서 7위에 그쳤다. 진종오는 본선에서 568점을 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에서 진종오는 7위로 처지며 조기탈락했다. 규정에 따라 8명이 동시에 6발씩 쐈다. 그 뒤 2발마다 최하위 선수들이 탈락했다. 진종오는 두번째로 떨어졌다. 반면 7위로 결선에 올라온 라이지투(인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지투의 본선 점수는 559점으로 진종오의 본선점수보다 9점이나 낮았다. 예전 규정에서는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점수차였다.
김장미도 마찬가지였다. 김장미는 20일 열린 10m공기권총에서 본선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결선에서는 7위에 그쳤다. 22일 열린 25m권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3위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 방식은 어려웠다. 25m권총의 경우 8명의 사수가 5발씩 6시리즈(총 30발)를 쏜다. 예전에는 10.9점 만점 표적지를 쏘았지만 이제는 10.2점만 넘기면 '히트'로 표시해 같은 1점을 부여한다. 30발을 다 쏘고 난 뒤 총점에 따라 하위 4명을 탈락시킨다. 그리고는 1,2등은 금메달 매치, 3,4등은 동메달 매치를 치른다. 한 발이라도 삐끗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다. 김장미로서는 첫번째 시리즈에서 2점밖에 얻지 못한 것이 컸다. 김장미는 "25m 권총은 평소에도 자신 있는 종목이고 이번 대회 금메달을 노렸다. 결과가 좋지 못해 많이 아쉽다.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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