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라(27·화성시청)는 2013년 7월 추병길(34·화성시청)과 결혼했다. 부부사격 선수는 웨딩포토에서도 직업을 숨기지 못했다. 총을 들고 '달콤 살벌'한 포즈를 취했다.
24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정미라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암 진단을 받고 힘겨웠던 그 때, 옆에서 힘이 돼준 남편, 눈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
2012년 가을이었다. 병원에서 계속 전화가 왔다. 꼭 방문해달라고 했다. "갑상선암이 의심됩니다. 전이가 될 수도 있어요. 수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날 정미라는 펑펑 울었다. 암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평생 총을 쏠수도 없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옆에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추병길이 있었다. 같은 공기소총 선수였던 '아직' 남자친구는 정미라를 감싸안았다. "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우워주었다. 정미라는 용기를 냈다. 수술대에 올랐다. 떼어 낸 암덩어리는 1㎝남짓의 초기 종양이었다. 회복은 빨랐다. 정미라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강상욱 교수님이 너무 수술을 잘해주셨다"고 했다. 수술 후 2개월만에 다시 총을 잡았다. 다들 만류했다. 힘들어도 이를 악물었다. 옆을 지켜줬던 남자친구와 부부의 연도 맺었다.
남편은 아쉽게도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에서의 한 발 한 발이 더 소중했다. 정미라는 "힘들 때 남편이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총을 쏠 때도 갑상선암 후유증 때문에 목이 아팠다. 남편 얼굴을 생각하며 쐈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이제 정미라는 26일 50m 소총 3자세에 나선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정미라는 "꼭 결선에 나가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아쉬움을 풀겠다"고 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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