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더블 트랩의 여왕으로 등극한 김미진(35·제천시청)은 늦깍이 사수다.
원래는 소총 선수였다. 한체대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대표팀에도 들지 못하면서 좌절을 맛봤다. 결국 선수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런 그에게 클레이사격 종목인 더블 트랩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태릉 클레이사격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사격을 가르쳐주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때 클레이사격의 맛을 봤다. 2003년 남편인 손상원 KB국민은행 감독(41)이 입문을 권유했다. 일단 테스트라도 받아보자고 했다.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
2005년 전향을 결정했다. 이듬해 태극마크를 단 김미진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더블 트랩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0년 광저우대회 더블 트랩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운 것 하나가 개인전 메달이었다. 단 한번도 개인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주말 부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2008년 태어난 아들과의 시간도 많이 못 보내고 있다. 남편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어서 아들은 언제나 친정에 가 있다. 희생이 많은만큼 금메달로 보상받고 싶었다. 끝없는 노력을 펼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맹훈련을 거듭했다. 여섯살박이 아들도 친정집에 맡기고 총과 씨름했다.
노력의 끝는 달콤한 열매였다. 김미진은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기록, 108점을 쏜 중국의 장야페이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시에 세계신기록으로 인정받는 기쁨도 맛봤다. 국제사격연맹(ISSF)이 경기 규칙을 개정한 2013년 이후 ISSF 주최 대회에서 여자 더블트랩 종목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ISSF 대회에서 더블트랩 종목의 기록을 공인받으려면 5개국 이상, 15명 이상의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규정이 바뀐 지 2년이 다 돼가도록 인원이 충족되지 못해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6개국에서 19명이 출전, 규정이 바뀌고서 처음으로 여자 더블트랩 종목의 기록이 인정되면서 김미진의 기록이 자동으로 세계신기록이 되게 됐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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