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지난 시즌 팀의 특급 불펜이었던 권 혁의 '업그레이드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패턴에서 변화구를 추가 장착시켜 더 강력한 승부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권 혁 역시 새로운 변화가 불러올 효과를 기대하며 전력 투구 중이다.
지난 1일 오전 고치 시영구장에서 진행된 투수진의 불펜 연습에서 권 혁은 김성근 감독과 코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130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지며 '혹사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권 혁의 왼쪽 어깨는 싱싱하게 살아있었다. 2월의 첫 날부터 문제없이 불펜 피칭을 130개나 소화할 수 있었다는 게 그 증거다. 첫 번째 불펜 피칭 때는 105개를 던지기도 했다.
그런데 공을 던지던 권 혁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가까이 다가가 공을 잡는 손 모양을 일부 수정해줬다. 새로운 변화구 그립을 가르친 것. 김 감독이 권 혁에게 알려준 것은 투심 패스트볼의 그립이었다. 대체 왜 김 감독은 베테랑 권 혁에게 새롭게 변화구를 가르친 것일까.
사실 명확히 따져보면 김 감독이 권 혁에게 '구종 추가'를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감독은 권 혁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FA로 한화에 새 둥지를 튼 직후부터 "변화구를 하나 정도 더 추가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새 구종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2015시즌에는 특별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새 변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김 감독은 "이제 상대가 권 혁을 더 많이 분석하고 나올 것이다. 그걸 이기려면 더 강하게 던지거나 새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아야 한다. 그래서 투심 패스트볼 그립을 알려줬다. 체인지업과 투심이 새로 늘어난다면 타자들도 엄청나게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혁 역시 "변화구 추가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그런 구종을 내 것으로 만드는게 캠프의 숙제"라고 말했다. 권 혁이 실제로 투심이나 체인지업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는 미리 알기 어렵다. 지금은 그저 연습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새 구종이 권 혁에게 장착된다면 한화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한 불펜의 키플레이어를 얻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과연 권 혁은 얼마나 변화구를 잘 던질 수 있을까. 실전에서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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