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투자로 인한 자신감 일까.
중국축구가 K리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과거 중국 슈퍼리그팀들에게 번번이 앞길을 가로막는 K리그팀들은 '눈엣가시'였다. 상대할 수 있는 무기는 '텃세'였다. 중국으로 원정 온 K리그팀들은 중국의 텃세에 혀를 내둘렀다. 쓸 수 없는 그라운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불이익을 안겼다. 지난 시즌만 해도 그랬다.
그런 중국축구가 달라졌다. 광저우 원정을 온 포항은 우려했던 텃세를 경험하지 않았다. 첫 날 공항에서 이동으로 과정에서만 약간의 문제가 있었을 뿐 원정 내내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23일 열린 경기 공식기자회견은 달라진 중국축구의 자신감을 볼 수 있는 장이었다. 포항 보다는 '광저우 헝다' 자체에 더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였다. 중국 기자들은 오히려 아시아축구연맹의 징계에 따른 무관중 경기와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아 보였다. 펠리페 스콜라리 광저우 감독은 무관중 경기에 대해 "징계는 선수단, 팬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광저우는 이미 아시아축구연맹에 벌금을 받았다. 그런데 아무 잘못 없는 팬들과 선수들에게 무관중 징계가 내려진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주장' 정쯔는 "유감이다. 이번 결정으로 선수, 팬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 지켜볼 팬들을 위해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겨울이적시장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보였다. 광저우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잭슨 마르티네스 영입에만 무려 4200만유로(약 563억원)를 투자하며 큰 손의 면모를 과시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만족스러운 이적시장이었다. 지난 시즌 좋은 성과를 얻은 결과다. 올 시즌에 더 발전한다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광저우의 공식 첫 경기라는 점도 있지만 기자회견 내내 포항 정도야 무난히 이길 수 있다는 뉘앙스가 풍겼다. 스콜라리 감독은 "포항전 전략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분석을 하고 미팅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2연패를 노리는만큼 '난적' K리그팀들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우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팀과 한조에 속해있다. 일단 조별리그를 넘는 게 중요하다." 속내는 중국 기자들에게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K리그는 더이상 무섭지 않다"고 했다. 대표팀은 아니지만 클럽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넘었다고 자신했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물론 돈이었다.
광저우(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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