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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정벌의 출병 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던 이방원은 자신의 사람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남은의 별장을 비롯해 삼군부, 반촌까지 정도전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이방원은 광기를 드러내며 무섭게 정도전을 추격했다. 이 소식을 접한 정도전과 남은(진선규)은 황급히 성균관으로 몸을 숨겼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정도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우학주(윤서현)가 정도전의 위치를 이방원에게 밀고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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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상황에서 정도전이 보낸 쪽지에는 '좀 조용히 하거라. 금방 나간다'라는 짤막한 말이 적혀 있었다. 최후의 순간에도 특유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잔트가르의 모습이었다. 굽힘 없는 정도전의 모습에 더욱 약이 오른 이방원은 "모두 조용히 하거라. 스승님께서 시간이 필요하시단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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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성균관의 문을 열고 나타난 정도전은 이방원에게 산책을 제안했고 이방원 역시 이런 정도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방원은 정도전을 향해 "왜 도망가지 않으셨습니까?"라며 의중을 물었고 정도전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사실 너와 내가 꿈꾸는 나라는 같은 것이지 않으냐. 내가 한들, 네가 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너는 나의 사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잘해낼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에 치기 어린 이방원은 "요동정벌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끈했고 정도전은 "그건 살아남는 자가 알아서 할 것이다. 승자는 시대를 이끈다. 망자가 시대를 이끌어서야 하겠느냐"라고 전했다. 한때나마 존경했던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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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첫 등장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전율의 정도전을 선보인 김명민은 '사극본좌'의 품격을 또한번 입증하며 장렬하게 퇴장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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