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직구 스피드, 말을 듣지 않는 제구. 그럼에도 장원준(두산 베어스)은 버티고 버텼다.
장원준이 자신의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1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직구는 140㎞를 간신히 넘겼다. 현장에서는 조기 강판을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6이닝 8안타 4볼넷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2회 무사 1,2루, 4회 1사 만루 위기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시즌 2승에 성공했다. 두산의 3대2 승리. 파죽의 6연승이다.
1회부터 불안함이 감지됐다.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지만 1번 박경수, 2번 이대형이 모두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를 날렸다. 이대형의 타구는 특히 좌익수 박건우가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슈퍼캐치였다.
2회에도 수비 도움을 받았다. 무사 1,2루에서 윤요섭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한 뒤 7번 김연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계속된 2사 1,3루. 박기혁이 친 타구는 장원준의 옆을 빠르게 통과했다. 중전 적시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타구 방향을 예측한 유격수 김재호가 글러브 끝으로 어렵게 포구, 1루에 송구했다. 두산 벤치가 한 숨 돌린 순간이다.
그렇지만 4회는 그냥 넘기지 못했다. 우려한대로 사달이 났다. 그는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볼카운트 2B1S에서 직구를 던지다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후 안타 2개와 희생 번트,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는 하준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1-2 역전. 다행히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경수를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아슬아슬한 피칭의 연속이었다.
두산은 장원준이 흔들리자 3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처음에는 이현호가, 5회초 3-2로 역전하자 오현택과 김강률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기 전, 위기에 몰리면 곧장 바꾸겠다는 의미. 하지만 끝내 장원준은 6회까지 마운드를 내려오지 않았다. 좋지 않은 밸런스에도 꿋꿋이 공을 던지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날 장원준이 기록한 투구수는 92개다. 직구(29개)가 좋지 않다 보니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26개), 커브(8개) 등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그리고 이는 어린 투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최악의 컨디션이라도 살아남는 방법을 장원준이 선보였기 때문이다..
수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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