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16시즌 초반 개인 타이틀 경쟁이 이색적이다. 예상과는 달리 '낯선' 이름들이 타이틀 상위권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이라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주목할만한 트렌드다.
먼자 타자쪽을 보면 20일 현재 타율에선 오재일(두산)과 김문호가 1위와 2위다. 둘은 그동안 수위 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던 백업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둘의 최근 타격감은 한마디로 뜨겁다. 오재일은 타율 4할8푼7리, 김문호는 4할7푼8리로 고공행진 중이다.
홈런 타이틀에선 히메네스(LG)가 6개로 선두다. KBO리그 2년차로 첫 해였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민병헌(두산)이 5개로 히메네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정의윤(SK) 김주형(KIA) 강민호(롯데) 김상현(kt)이 4개로 공동 3위다.
타점에선 정의윤이 20개로 1위, 민병헌이 16개로 2위다. 넥센 포수 박동원은 15개로 3위. 박동원의 선전도 예상밖이다.
이렇게 타자쪽에서 신흥 강호가 등장한 것은 기존 강자들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2015시즌 박병호(당시 넥센, 현재 미네소타)와 함께 타자 타이틀을 이끌었던 테임즈(NC)가 아직 제대로 발동을 걸지 못했다. 테임즈는 20일 현재 2홈런, 9타점, 타율 2할7푼3리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47홈런 140타점, 타율 3할8푼1리 때와는 제법 차이가 난다. 그는 시즌 초반 상대 투수의 집중견제를 받고 있어 고전중이다. 그러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으로 타이틀 경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검증된 4번 타자 최형우(삼성)도 2홈런 9타점, 타율 2할9푼3리에 머물러 있다.
손아섭의 23안타(1위), 이대형의 8도루(1위)는 이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둘다 최다 안타와 도루 타이틀을 차지할 충분한 기량을 갖춘 야수들이다.
투수쪽 타이틀에서도 예상밖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 새 외국인 우완 보우덴이 0.45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 신재영은 1.74로 2위다. 지난해 이 부문 타이틀 홀더 양현종(3.25)이 주춤한 사이에 보우덴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로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세현(넥센)이 5세이브로 구원 선두, 이보근(넥센)이 6홀드로 홀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2015시즌 세이브왕(임창용)과 홀드왕(안지만)이 올해는 각자 타이틀을 수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창용(KIA)은 72경기 출전정지(해외 도박) 징계를 받은 상황이고, 안지만(삼성)은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다.
니퍼트(두산)가 4승, 37탈삼진으로 다승과 탈삼진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예상을 벗어난 건 아니다. 지난해 잔부상이 겹치면서 고전했던 니퍼트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완전히 달라진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이 같은 흐름이 시즌 끝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몇몇 타이틀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치고 올라오는 건 분명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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