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터진 홈런은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끝을 짐작하기 어려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5일까지 43경기에서 11승1무31패(승률 2할6푼2리)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페이스가 계속 이어질 경우 계산상으로는 100패를 훌쩍 넘길 수도 있다.
이같은 팀 성적 추락은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결과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의 붕괴와 빈번하는 퀵후크에 따른 불펜의 과부하가 주 원인이다. 이로 인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6.82로 최하위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6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더불어 타선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난다. 터져야 할 때 터지지 않는다. 팀타율(0.267)은 SK 와이번스와 나란히 공동 9위인데, 팀 득점은 194점으로 가장 적다. 이 또한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200득점에 못미친다.
하지만 적어도 공격력 측면에서는 상황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한화 타선의 상징적인 존재인 4번타자 김태균이 오랜 부진의 침묵을 깨는 듯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경기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긴 이르다. 그러나 적어도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건 확실하다.
이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 전을 통해 확인된다. 이날 김태균은 변함없이 4번타자로 나와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김태균의 14번째 멀티히트 게임이었다. 더구나 멀티히트 중에 홈런이 포함된 건 시즌 처음이다. 또한 5타점 역시 올시즌 김태균의 개인 최다 타점기록이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김태균이 근 한 달만에 다시 홈런 손맛을 봤다는 점이다. 이날 김태균은 4-5로 뒤지던 5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는 지난 4월26일 대전 KIA전 이후 29일만에 터진 김태균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비록 팀은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김태균의 홈런은 의미가 크다.
보통 깊은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의 경우 잘 맞은 타구를 계기로 부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선수는 "비록 수비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더라도 작심하고 휘두른 배트에 타구가 제대로 걸리면 기분이 살아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노려친 타구가 장타나 홈런으로 연결될 경우는 어떨까. 선수가 느끼는 성취감은 더할나위 없이 커진다. 그리고 이런 성취감은 슬럼프 탈출의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김태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올 시즌 김태균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김태균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하고 성실한 선수다. 그래서 시즌 준비도 열심히 해왔다. 하지만 초반 밸런스 붕괴 현상을 겪으며 자신감을 잃고 말았다. 그 여파로 인해 자신의 장점을 잃게된 것이다. 그러나 넥센전 홈런은 김태균의 자신감을 되살려 줄 만한 이정표다. 그리고 김태균이 살아난다면 한화도 반등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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