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표현이지만, 야구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노경은, 고원준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31일 오후 6시30분쩨 창원과 부산에서 경기가 시작될 즈음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 팀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합의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있었다. 노경은이 선수 생활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이 있다"며 "고원준은 선발과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했다. 롯데 관계자도 "선발진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다. 노경은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들어 선발진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나이나 구위로 볼 때 노경은의 가치가 상당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했다.
모든 트레이드가 그렇듯 당장 누가 이득을 봤는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 트레이드 때 곁가지로 언급됐던 김광수(KIA)가 펄펄 날고 있듯 승자와 패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두산도 4년 전 오재일과 이성열을 맞바꿨을 때 온갖 비난을 받다가 지금은 오재일이 팀의 4번 타자로 우뚝 서지 않았는가. 빠르면 1년 안에, 늦으면 5년 이상 뒤에야 나타나는 게 트레이드 효과다.
핵심은 둘 모두 변화가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노경은은 4월 말 구단과 갈등 관계에 놓였고, 고원준은 몇 년 동안 1군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 하지 못했다. 과연 얼마나 더 기회를 줘야 하나. 이 선수를 언제, 어떻게 써야하나.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통상 이럴 경우 '바뀐 환경'이라는 자극이 필요하다. 즉시 전력감이든, 가공의 과정이 필요하든, 구단이 나서 인위적으로 칼을 댈 필요가 있다. 두산 관계자도 "당장 고원준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카드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양쪽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오랜 논의 끝에 노경은과 고원준을 맞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노경은과 고원준은 새 팀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롯데에는 김성배 최준석 등 두산에서 뛰던 선수가 있고, 두산에도 장원준 오장훈 등 롯데 출신 선수가 꽤 된다. 둘 역시 친정팀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제2의 야구 인생을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현재 두산은 1위를 질주 중이지만 불펜진이 두텁지 않다. 롯데도 5선발 체제가 구축되지 않아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며 "서로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트레이드"라고 의견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트레이드는 김태형 감독과 조원우 감독의 각별한 사이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경은과 고원준 모두 잘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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