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노경은을 영입한 이유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서였다.
노경은은 롯데로 옮기기 전 두산 베어스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나 있는 동안 마음고생이 컸다. 노경은을 롯데로는 부른 주역은 조원우 감독이다. 노경은과 조 감독은 인연이 그리 오래된 사이는 아니다. 2013년 조 감독이 두산 주루코치로 몸담고 있을 때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것이 전부다. 당시 노경은은 두산의 주축 선발투수로 주가를 올리던 시절이었다.
노경은이 프로에 입단한 것은 2003년이다. 당시로서는 A급 신인에게 해당되는 3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가 1군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입단 후 선발과 중간을 왔다갔다하며 보낸 시간이 8년이 넘었다. 붙박이 선발로 자리를 잡은 것은 2012년 6월이었다. 당시 두산 김진욱 감독의 믿음을 듬뿍받고 있던 노경은은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첫 등판한 SK 와이번스전에서 6⅔이닝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로테이션에 고정됐다. 그해 그가 거둔 12승 가운데 선발승이 10개였고, 완봉승을 두 차례나 일궈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시즌 시작부터 붙박이 선발로 나서 니퍼트, 유희관과 함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고 10승을 따냈다. 그해 그가 던진 180⅓이닝은 팀내 최다 투구이닝 기록이었다. 조 감독이 노경은의 선발 능력을 알아본 시즌이 바로 2013년이다.
3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 노경은은 조 감독과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이후 노경은이 1군 합류를 준비하는 동안 조 감독은 "경은이와는 두산에서 같이 있어 봐서 잘 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심성이 착하다"면서 "초반 한 두 경기 중간으로 던지게 한 뒤 무조건 선발로 쓸 것"이라고 했다.
올시즌 롯데는 예상과 달리 시즌이 흐를수록 로테이션이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난조, 토종 에이스 송승준의 부상 이탈이 발생했고, 5선발이 들쭉날쭉했다. 박세웅과 박진형이라는 '영건'들을 확인해 가고는 있지만, 확실하게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선발은 레일리 뿐이다.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이 선발이 필요한 시점에 조 감독은 '매물'로 나온 노경은 영입을 추진했다. 방황을 끝내가 다시 일어서고 싶어했던 노경은의 마음을 읽은 것 역시 조 감독이었다.
노경은은 2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롯데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올렸으니, 조 감독에게도 이날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경기 후 조 감독은 "경은이가 부담감이 많았을텐데 이를 극복하고 잘 던진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노경은이 로테이션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에 따라 롯데는 전반기 막판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걱정은 적어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이 안정을 되찾고, 박세웅과 박진형이 좀더 세기를 가다듬는다면 확고한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노경은의 이적 첫 승에는 이러한 의미들이 담겨 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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