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주루 전문 코치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머나먼 훗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 이용규(31)는 현역 생활을 마감 이후의 삶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다. 평소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이나 철저한 몸관리를 감안하면 적어도 10년쯤은 지나야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계획. 그런데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흥미롭다.
이용규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해설을 위해 야구장을 찾은 장성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환담을 나눴다. 두 사람은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함께 팀 메이트로 활약한 인연이 있다.
전날 창원 NC전에 감기 몸살 증세로 선발 제외된 이용규의 몸상태에 관한 대화와 손잡이 부분이 특이한 연습용 배트에 관한 대화가 이어지던 중 이용규가 장 해설위원에게 "저도 은퇴하고 나면 해설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이어 이용규는 "진짜 잘 할수 있을 것 같은데, 만약 하게 된다면 이순철 감독님보다 더 강하게 비판할 거에요"라고 밝혔다. 그러자 장 해설위원은 "나도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설을 해보니까 비판만으로는 안되겠더라. 비판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잘한 점을 칭찬해주면서 마무리를 해야 호응을 얻을 수 있어"라며 '해설 선배'로서의 노하우를 전했다.
그러나 방송 해설가는 이용규의 궁긍적인 목표는 아니다. 거쳐가는 단계일 뿐이다. 해설을 어느 정도 경험해본 뒤, 그의 최종 정착지는 그라운드다. 코치로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이용규의 최종 목표였다. 특히 이용규는 확실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코치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는 "코치를 하게 된다면 주루 파트에서 열심히 일해보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이는 '주루'야 말로 이용규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자 전문 분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용규는 타격이나 수비에서도 정상급 플레이어다. 후배들에게 귀중한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는 실력이 있다. 그러나 코치가 된다면 가장 확실한 한 가지 전문 분야를 정해야 한다. 그렇게 봤을 때 '코치 이용규'로서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전문 분야가 바로 '주루'였던 것이다.
이용규는 "선수 생활을 해오면서 늘 '주루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상대 투수나 수비진의 특성, 그리고 경기 상황을 판단해 도루 타이밍을 잡거나 진루 결정을 내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나중에 내가 코치가 된다면 이런 일은 정말 잘 해낼 자신이 있다. 후배들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결국 선수로서는 국내 최고의 테이블세터 자리에 오른 이용규의 은퇴 이후 목표는 '국내 최고의 주루 전문 코치'였던 것이다.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또 그 꿈이 현실로 이뤄졌을 때의 모습이 무척 기대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 이건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용규의 전성기는 아직 한참은 더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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