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봉동 루니' 이종호(24·전북)가 꼭 그렇다.
올 시즌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종호는 시즌 초반 시련을 겪었다. 이동국 김신욱 고무열 로페즈 등 스타 공격수들 사이에서 교체 멤버로 분류됐다. 선발보다는 교체 출전이 잦았다. 들쭉날쭉한 출전 때문인지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종호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종호는 "최강희 감독님과 면담할 때마다 '흐름이란 것이 있다.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며 "팀을 옮기게 되면 적응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힘들었지만 좋은 생각을 가지고 기회가 올 때까지 준비했다"며 힘겨웠던 시즌 초반을 회상했다.
시련을 견디자 환희가 찾아왔다. 이종호는 최근 한 달 동안 FA컵 2경기를 포함해 9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 이 중 두 차례가 결승골이었다. 팀 내 위상도 180도 달라졌다. 6월 말 주포 이동국이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김신욱이 아닌 이종호가 '신 해결사'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종호는 16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K리그 2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종호는 "공격수로서 매 경기 골이나 도움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질적인 역할을 해내야 그것이 해결사"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은 전남과 달리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하는 팀이기 때문에 찬스가 많이 온다. 그 기회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이란 '빅 클럽'에서 향상된 책임감도 이종호의 상승세의 비결이다. 이종호는 "전북은 항상 우승을 하는 팀이다. 이 팀의 일원으로서 그 책임감은 당연히 짊어지고 가야 할 숙명이란 생각이 든다. 그에 따른 부담감은 항상 이겨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증명해내야 한다. 최근 그것을 이뤄내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최근 막을 내린 유로2016도 이종호에게 좋은 교과서가 됐다. 이종호는 "유로2016 영상을 통해 많이 배운다. 특히 올리비에 지루, 앙투안 그리즈만, 드미트리 파예 등 프랑스대표팀의 골 영상을 보면서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에게 더 큰 꿈은 사치가 아니다. 그 꿈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의 활약이다. 이종호는 "K리그 뿐만 아니라 ACL에서 섬세함과 결정력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개인 기술을 통해 혼자서도 골을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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