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짜 선수들 중 1명 쓰러지는 거 아닌지 걱정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여기에 더 힘빠지게 하는 소식이 있다. 30도 중반의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힘겹게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단에는 엄청난 악재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힘들다.
경기는 저녁에 하는 데 무슨 엄살이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 엄살이 아니다. 밤에도 덥다. 그리고 선수들은 경기 전 훈련 시간에 많은 고생을 한다. 경기를 뛰는 것 보다 체력소모가 더 클 수 있다. 이 연습 시간은 홈팀이 보통 오후 3시에서 4시 정도, 원정팀이 이어 5시 30분 정도까지 실시한다. 하루 중 가장 더울 시간이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야수들은 배팅-수비-주루 훈련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 한 선수는 "진짜 사람 잡는 더위다. 이러다 선수 1명이 갑자기 쓰러지는 거 아닐까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많은 구단들이 경기 전 훈련을 생략하는 등의 응급 조치를 하고 있다. 억지로 훈련을 하며 힘을 뺄 바에는 편하게 준비하는 것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선수들도 고생이지만 감독들도 머리가 아프다. 선수들이 지쳐가는 건 눈에 보이는데, 이기려면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해줄 수가 없다. 선두, 중위권 가릴 것 없이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10개팀 중 어느 한 팀 시즌을 포기할 팀이 없다. 지금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무턱대고, 선수들을 계속 투입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무더위에 지친 선수들이 계속해서 경기에 투입된다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보장이 없다. 적절한 휴식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잘하는 선수들을 뺄 수도 없어 감독들은 주축 선수들에게 돌아가면서 휴식을 주고, 팀 밸런스 유지를 하느라 고민이 많다.
지금 당장 경기력 문제 만이 아니다. 올시즌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결국 승부처는 9월 중순 이후가 될 수 있다. 이 때는 정신력 싸움이다. 조금이라도 힘을 비축한 팀이 막판 스퍼트를 할 수 있다. 올해 살인적인, 긴 더위와의 싸움을 잘 이겨내는 팀이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확 치고 나갈 확률이 높다.
긴 정규시즌에는 갖가지 변수들이 있다. 올해는 더위라는 큰 변수가 가세했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체크 포인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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