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는 강호 독일에 분명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졌다. 그러나 역시 공은 둥글었다. 결과는 3대3 무승부. 아쉬움은 신태용호의 몫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30초만 버텼더라도 3대2로 승리, 8강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신태용호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독일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독일과 대등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스포츠조선은 국내 데이터 분석 업체인 팀트웰브에서 제공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독일전 세 가지 키워드를 뽑아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의 헌신
지난 피지전에 교체출전했던 손흥민(24·토트넘)은 독일전에선 선발로 그라운드에 섰다. 공격에서 보여준 재능은 두말 할 것 없이 뛰어났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얻은 '손세이션'이라는 별명처럼 스피드, 개인기, 골 결정력은 상대 수비수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1-2로 뒤진 후반 12분 개인기를 활용해 터뜨린 동점골은 손흥민의 클래스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손흥민이 더 칭찬받아야 할 점은 공격이 아닌 수비가담이었다.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신태용호가 상대 공격을 차단한 횟수는 총 53차례였다. 이 중 손흥민이 10회로 가장 많았다. 공격수에게 상대 공격차단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만큼 전방 압박을 많이 가했다는 증거다.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면서 1차 저지선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헌신이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부담을 줄였다. 권창훈(22·수원)와 장현수(24·광저우 부리)는 7회로 손흥민의 뒤를 이었다.
황희찬 '특급 도우미' 변신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리우올림픽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석현준(25·FC포르투)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이라 원톱에 기용되고 있는데 독일전에선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전반 25분 팽팽한 긴장감을 깨는 선제골은 황희찬의 축구 센스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골라인에 수비수들이 밀집해 있었고 슈팅이 까다로운 사각지점이었음에도 황희찬은 절묘한 골을 만들어냈다. 황희찬이 더 돋보였던 이유는 원톱의 또 다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증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신태용호는 총 7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 중 황희찬이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한 것은 3차례다. 황희찬은 정통 9번 스타일의 스트라이커가 아님에도 2선 공격수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찬스를 마련해준 것이다.
'여우' 신태용 감독의 꾀
신태용 감독은 독일에 무턱대고 덤비지 않았다. 독일이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비겼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전에선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 전진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신 감독이 택한 전략은 '역습'이었다. 리틀 태극전사들이 신 감독의 꾀를 그라운드에 잘 녹여냈다.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한국의 공격패턴은 역습이 19회로 가장 많았다. 데이터로만 보면 신 감독은 단순한 공격형태를 주문한 것으로 보여진다. 롱볼 패턴이 12회로 역습 다음으로 높았다. 발이 느린 독일의 뒷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여기서 파생된 공간침투 패턴은 6회로 집계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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