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찬(23·현대제철)은 도깨비 같은 선수다.
커리어 기록은 남자 대표팀 선수들 중 빼어난 편은 아니지만 막상 상대하면 어려운 선수다. 멘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법이 없다. 대표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구본찬의 긍정적인 성격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구본찬의 은사인 한희정 안동대 코치는 "구본찬의 성격이 매우 밝고 명랑해서 징크스가 절대로 몸에 붙을 수 없는 강한 궁사"라고 말했다.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한 양궁에서 가장 좋은 덕목을 지닌 셈이다.
8강전과 4강전에서 진행된 슛오프에서 구본찬의 장점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구본찬은 테일러 워스(호주)과의 8강전, 브래디 엘리손(미국)과의 4강전에서 모두 슛오프를 치렀다. 실수하면 그대로 탈락인 서든데스. 구본찬은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활을 날렸다. 10점과 9점을 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구본찬은 오히려 살얼음판 승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강심장' 구본찬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돈(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구본찬은 단체전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구본찬의 금메달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양궁 전종목 싹쓸이 신화를 달성했다.
구본찬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했다. 동기가 재밌었다. 다른 친구들이 다 축구와 야구를 하는 사이, 혼자만 멋있게 보일려고 활을 잡았다. 주변에서 "네 성격에 절대 차분한 운동은 못한다"고 일주일안에 그만들 것이라고 했지만, 양궁은 그의 운명이었다. 활만 잡으면 진지해졌다. 언제나 낙천적인 그답게 즐겁게 양궁 생활을 이어갔다. 갈수록 성장을 거듭하던 구본찬은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혼성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개인전 우승은 없었다. 가장 중요한 무대, 김우진 이승윤이 탈락한 가운데 구본찬이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강심장' 구본찬 답게 고비를 멋지게 넘겼다. 단체전 금메달을 딴 후 그가 말했던데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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