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다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이제 뭐를 할까요"라며 웃었다. 남녀 통틀어 세계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 이룰 것은 다 이뤘다. 2020년 도쿄올림픽 얘기를 꺼내자 "그때까지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만일 그때까지 선수를 한다면 좋은 목표가 될 것 같다"고 재치있게 넘겼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는 박인비와 함께 양희영(27·PNS창호),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도 함께했다. 양희영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4위에 올랐다. 그는 15번부터 18번 홀까지 4연속 버디로 뒷심을 발휘했지만 1타 차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전인지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감한 가운데 김세영은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5위를 기록했다.
개인전이지만 '원팀'이었다. 그들에게도 박인비는 특별했다. 양희영은 경기 후 든 생각을 묻자 "인비 언니 생각밖에 안 났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곁에서 본 박인비에 대해서는 "언니는 항상 같다. 기분도 항상 그대로인 것 같다"고 했다.
전인지는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 부담감 속에서도 성공해낸 것 자체가 대단하다. 언니가 그걸 해냈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있다. 많은 사람에게 축하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인비가 경기를 끝내기 전에 경기를 마친 김세영은 "언니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믿는다"며 다시 코스로 달려나가 응원했다.
박인비 금메달이 가져다 준 행복은 컸다. 후배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싹이었다. 도쿄 대회를 벌써부터 그리고 있었다. 전인지는 "올림픽 팀원으로 참가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올림픽 진출은 올 시즌 내게 가장 큰 목표였다. 올림픽 무대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한 주였다. 박인비 언니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다음에 올림픽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금빛 목걸이를 걸고 금메달을 깨물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보다 한 살 적은 양희영은 현실적이었지만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도쿄 대회 출전한다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한국에 대단한 어린 선수들이 많다. 난 그때 되면 나이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되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김세영도 "올림픽이라는 목표가 있어서 제가 지금 좀 더 좋은 선수가 돼 있는 것 같다. 이번 실수가 다음 올림픽에서 더 멋진 플레이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세계랭킹 6위인 그는 다음 목표를 1위로 잡았다. 그리고 "도쿄는 무조건 간다. 백 살까지 할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박세리 감독의 신화로 '박세리 키즈'가 양산됐다. 박인비의 올림픽 첫 금메달은 또 다른 모멘텀이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의 미래도 밝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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