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달빛궁궐'의 김현주 감독이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표절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솔직히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해주는 말을 해 주어서 알게 됐다. 영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예고편을 캡쳐한 몇몇 장면만으로도 논란이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며 "'달빛궁궐'은 오랫동안 공들여 제작했고 많은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이 숨어있는 작품이다. 언론시사회 이후, 본편을 본 기자분들이 정확한 평가를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다면 표절은 애초에 얘깃거리도 되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근거 없는 비교보다 오히려 독창성과 잠재적 힘을 지닌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현주소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영역은 근 십여 년간 극도로 어려운 시기였다. 애니메이션은 많은 자본과 경험치를 필요로 하는 장르이다. 우리나라 창작 애니메이션은 아직도 시작단계이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많은 경험치가 축적되어 있지만, 조금만 연령대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면 아직도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반응한다"며 "창작자로서 추구하는 메시지의 수위와 관객이 원하는 요구를 결합하고 조절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내가 판단을 그르치면 그 영향이 창작 애니메이션 전체에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한 컷 한 컷 그리는 애니메이션은 정말 정직하여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체이다. 그 여정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어 만든 것이 엔딩크레딧이다. 영화 속 각종 캐릭터와 동작들이 한국의 문화를 어떻게 반영했고, 또 어떠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관객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김 감독은 장영실의 발명품인 물시계 '자격루'라는 소재를 다룬 이유에 대해 "영화는 처음에는 '아주 평범한 소녀가 세계를 구한다'라는 애니메이션의 보편적인 플롯에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달빛궁궐'이라는 달빛세계의 시스템은 무엇일지 구상하면서 거대한 물시계 자격루라는 아이템에 착안하게 되었다"며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지하에 가면 자격루 복원 모형이 실제로 있다. 그 모형을 보고 굉장히 반했었고, 규모도 굉장히 크고 실제로 옛날에 자동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매혹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창작자로서 그 아이템을 가지고 '달빛궁궐'의 이야기와 결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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