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다. 어깨에 이어 팔꿈치까지 칼을 댔다. 악순환이다. 그동안 숱한 강속구 투수들이 겪어온, 스피드를 잃어버리는 과정이 아닌지 염려된다.
다저스 구단은 29일(한국시각) "류현진이 오늘 로스앤젤레스에서 왼 팔꿈치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고 알렸다. 또 "이번 수술은 지난 7월 알렉스 우드가 받은 것과 같다. 지난해 류현진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던 다저스 구단 주치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맡았다"며 "류현진은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주 심각한 수술은 아니다. 7월 수술대에 오른 팀 동료 우드도 8주 간의 재활 과정을 거치고 돌아왔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어깨 수술처럼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어깨에 이어 팔꿈치에마저 칼을 대며 스피드 회복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KBO리그에서도 박명환(전 NC 다이노스)과 한기주(KIA 타이거즈)가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야 했다. 박명환은 142㎞ 안팎의 슬라이더가 사라졌고, 한기주도 더는 150㎞ 중반대의 직구를 던지지 못한다. 류현진도 어깨 수술 당시 "더는 빠른 공을 던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팔꿈치에 문제가 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최근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복귀전인 지난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4⅔이닝 8안타 6실점) 이후 곧장 부상자명단에 오른 것이다.
문제는 내년 시즌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평균 스피드가 올라오지 않는 한 류현진을 쓸 수 없다"고 확실히 못박고 있다. 빅리그 강타자들을 버틸 수 없을 뿐더러, 또 한 번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현재 최고 140㎞밖에 나오지 않는 직구를 8㎞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 평균 구속은 145㎞가 돼야 한다.
이래저래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수많은 투수가 어깨, 팔꿈치 수술을 동시에 받았다가 재기에 실패했다. LA 타임스도 최근 다저스의 내년 시즌 로테이션을 예상하며 류현진 이름을 뺐다. 클레이튼 커쇼-마에다 겐타-리치 힐-스캇 카즈미어-드랜든 맥카시 체제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알렉스 우드와 훌리오 유리아스, 호세 디레온, 로스 스트리플링 등도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현진은 이 후보군에 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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