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회식 후 만취해 잠든 뒤 그대로 숨진 은행원의 유족이 낸 소송에서 업무 실적에 따른 스트레스 누적이 사망의 간접 원인이라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강석규 부장판사)는 이 모씨(사망 당시 49세) 부인 김 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 20여년 동안 은행에서 일해 온 센터장 이 씨는 직장 동료들과 2차까지 이어진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잠자리에 들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지 못했다. 직접 사인은 미정, 추정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유족들은 과로 때문에 당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지만 인정받지 못하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 씨가 다른 곳보다 경쟁이 치열한 여의도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지난 2년 동안은 일하는 지점마다 전국 1, 2등 실적을 올린 점을 주목했다.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고혈압 등 이씨의 기존질환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면서 급성심근경색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빠른 승진 이면엔 지속적으로 업무 실적에 대한 심한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사망 무렵엔 업적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가 집에서 숨졌더라도 사인에 영향을 줄 정도로 평소 과로한 점이 인정된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스포츠조선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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