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코리아의 눈물은 없다.'
눈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A매치 상대 우즈베키스탄이 무섭게 달려오고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한국과의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듯 행보가 심상치 않다.
사므벨 바바얀 감독이 이끄는 우즈벡 선수단은 13일 오후 6시30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서울 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결전 하루 전인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잔디 적응훈련만 한 뒤 15일 한국전을 치르고 돌아간다.
얼핏보면 단출한 일정이다. 하지만 비장한 노림수가 숨어 있다. 우즈벡은 이번에 전세기를 동원했다. 우즈벡이 한국과의 원정에 전세기를 이용한 것은 처음이다.
카타르, 이란 등 돈 걱정 안 한다는 중동 산유국들이 전세기를 띄운 적은 있어도 국가경제력이 높지 않은 우즈벡의 전세기는 의외다. 보통 중앙·서아시아 국가들은 시차적응을 감안해 최소한 3일 전에 입국해 적응기간을 갖는 데 그것마저 생략했다.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포기한 게 아니라 이른바 '벼락치기 공부' 효과를 노린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시차컨디션은 2∼3일 적응한다고 해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차라리 단기간에 잔디적응만 하고 반짝 경기를 치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면서 "우즈벡의 이번 일정은 이런 효과를 기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즈벡은 전세기를 통해 자국축구협회 회장 등 임원진이 대거 동행하며 한국전 승리에 거액의 포상금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벡이 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 때문이다. 한국과 동상이몽인 우즈벡으로선 이번 경기가 단두대 매치나 다름없다. 현재 A조에서는 1위 이란(3승1무·승점 10)을 비롯해 2위 우즈벡(3승1패·승점 9)과 3위 한국(2승1무1패·승점 7)이 혼전 중이다. 우즈벡은 이번에 반드시 이겨야 홀가분하게 반환점을 돌 수 있다.
무엇보다 우즈벡이 '한국 타도'를 외치는 궁극적 이유는 따로 있다. 역대 통산 맞대결 전적에서 1승3무9패로 절대적 열세인 사실도 있지만 한국에 너무 뼈아픈 기억이 있다.
3년 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때 한국과의 원정경기서 자책골로 인해 0대1로 패한 우즈벡은 결국 골득실에서 한국에 밀려 본선에 가지 못했다. 이를 비롯해 우즈벡은 역대 월드컵(1998, 2006, 2014년) 예선에서 총 6번 한국을 만나 2무4패로 한 번도 웃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즈벡은 전임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부터 지금까지 "한국과의 월드컵 예선 패배를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이를 갈고 있다.
영역을 넓히면 또 다른 '코리아'와도 악연이 깊다. 자국 축구영웅이던 카시모프 전임 감독의 경질 원인 제공자는 바로 북한이다. 카시모프 전 감독은 작년 6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서 북한에 2대4로 충격패를 당한 뒤 경질됐고, 바바얀 감독 부임 뒤 A매치 8연승으로 최종예선까지 올라왔다. 우즈벡 입장에서는 '코리아의 눈물'에 치를 떨 수밖에 없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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