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유이가 기분 좋은 반전을 보여줬다.
유이는 흙수저 전문 배우였다. KBS2 '오작교 형제들', MBC '황금무지개', tvN '호구의 사랑', MBC '결혼계약' 등에서 모두 흙수저 여주인공을 연기했던 바 있다. SBS '상류사회'에서 재벌가 막내딸 역을 맡기도 했지만 그마저 신분을 숨기고 푸드마켓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흙수저 전문 배우 이미지가 생겼다. 유이 스스로도 "그런 역할만 들어온다. 아마 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그런 캐릭터인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번 MBC 월화극 '불야성'에서도 마찬가지. 유이가 맡은 이세진은 전세금과 사촌 동생 학원비 등에 치여 허덕이는 흙수저다. 이제까지 유이가 맡아왔던 캐릭터와 큰 차이는 없어보였지만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당돌한 자존심으로 일반적인 흙수저 캐릭터와 맥을 달리했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흙수저는 금수저들의 파워에 흔들리고 지배 당한다. 심지어 남녀간의 로맨스에서도 그러한 권력 관계는 잘 드러난다. 흙수저 여자와 금수저 남자의 사랑에는 항상 출신 성분을 문제 삼으며 반대를 외치는 금수저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막강한 힘 앞에 흙수저 여자는 주저앉고 좌절한다. 그 눈물을 멈추게 해주는 것은 금수저 남자가 방해자들보다 더 큰 권력을 잡았을 때다. 간혹 금수저에게 반발하는 흙수저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회성 이벤트일 뿐 결과는 똑같다.
그러나 유이의 이세진은 달랐다. 처음부터 금수저에 기죽지 않는 당당한 자신감으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천하금융 외동딸 마리(이호진)의 휴대폰을 복사해오라는 서이경(이요원)의 지령에 가격을 흥정하고, 손의성(전국환)의 함정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뒤 서이경에게 "잠시라도 당신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거 내 실수야"라고 쏘아붙이는 등 뚜렷하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이세진은 자기 주도적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다른 흙수저 캐릭터와 차별화 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캐릭터를 풀어내는유이의 연기도 좋은 평가를 받아낼 만했다. 여전히 발음과 발성은 문제로 보이긴 하지만 전작에 비해 한층 자연스러워진 표정 연기로 단점을 커버했다. 특히 빛을 발했던 것은 이요원과의 호흡이다. 이요원의 카리스마에 반해 그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캐릭터의 심리를 절묘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유이가 앞으로 극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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