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막을 이유는 또 무엇이겠나." 임근배 감독은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고아라가 웃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4연패에 빠트리며 중위권 전쟁에서 웃었다. 29일 신한은행과의 삼성생명 20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홈 경기에서 71대61로 승리한 삼성생명은 선두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맞춘 팀이 됐다. 연패를 끊어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외국인 선수 매치업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무엇보다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1라운드 대결에서 김단비의 활약으로 졌던 삼성생명이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김단비 봉쇄에는 고아라가 있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고아라를 중심으로 스위치 디펜스를 꾸렸고, 그 결과 김단비는 2쿼터부터 공격이 막혔다. 김단비가 주춤하자 신한은행의 추격도 거기서 멈췄다. 또 4쿼터 후반 5반칙 퇴장까지 유도해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가 끝나고,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수비에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했던 수비의 80% 정도는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고아라에게 했던 특별한 '잔소리'가 있다. 임근배 감독은 "사실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한데, 아라의 자신감을 깨우고 싶었다"면서 "고아라는 김단비를 왜 못 막냐고 쓴소리를 했다. 단비가 팀의 '에이스'인 것은 맞지만, 그 선수 하나를 막기 위해 다른 선수들이 모두 수비를 도와줘야 하나. 아라에게 '그냥 네가 맡아서 하라'고 했다. 같은 선수인데 움츠려들 이유가 있나"라고 했다. 비록 첫번째 대결에서는 실패였지만 두번째 대결에서는 바꾼 수비 패턴과 함께 성공을 거뒀다. 임 감독은 "고아라가 적극적으로 잘해줬다"며 칭찬했다.
1라운드 패배로 마음이 무거웠던 고아라도 비로소 웃었다. 고아라는 "1라운드 맞대결 때 단비가 너무 잘해서 우리가 졌다. 그 빌미를 내가 제공했던 것 같다. 오늘은 '김단비만 잡자'는 생각으로 뛰었더니 잘됐다. 다른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더 잘 막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40분 풀타임을 뛴 고아라는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득점(8.90) 리바운드(5.80) 스틸(1.60) 등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상승세가 보인다. 임근배 감독 부임 이후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잡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가감 없이 펼치고 있다. 아직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으나 이 역시 자신감과 함께 떨쳐내는 중이다.
때마침 28일 신한은행전으로 프로 데뷔 후 통산 300경기 출전 금자탑을 달성했다. 고아라는 "벌써 10년 차가 됐다. 힘들게,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500경기 이상 출전한 언니들처럼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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