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40개를 때릴 수 있는 선수를 내친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밀워키 브루어스가 올시즌 41개의 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홈런왕에 오른 크리스 카터(30)를 30일(한국시각) 지명할당 조치로 웨이버 공시했다. 카터는 앞으로 열흘 동안 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밀워키와는 이제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밀워키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KBO리그에서 3시즌을 활약한 에릭 테임즈 영입은 이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테임즈 영입을 전제로 카터를 내보내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카터에 대한 미련이 거의 없었다는 것인데,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테임즈가 아무리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터는 약점이 많기는 하지만, 장타력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타자인 것은 분명하다.
밀워키의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분명히 카터를 원하는 팀이 나타날 것"이라며 트레이드를 낙관했다. MLB.com은 카터를 영입할 수 있는 팀으로 콜로라도 로키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뉴욕 메츠, 클리블린드 인디언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꼽았다. 카터는 올시즌 16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2리, 41홈런, 94타점, 출루율 0.321을 기록했다.
기록에서 나타나듯 카터는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을 하는 전형적인 선수다. 올해 밀워키 역대 한 시즌 최다인 206개의 삼진을 당했다.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1루 수비가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타율이 2할1푼8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동안 147개의 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로 파워 하나는 일품이다.
밀워키가 카터를 포기한 이유중 다른 하나는 몸값이다. 카터는 올초 밀워키와 1년 계약을 하면서 연봉 250만달러를 받았다. 카터는 연봉조정 자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년 계약을 유지한다면 내년 연봉이 적어도 700만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 ESPN에 따르면 밀워키는 테임즈와 3년간 1500만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계약했다. 평균 연봉이 500만달러 정도 된다. 만일 카터와 3년 계약을 한다면 3000만달러는 줘야 한다. 밀워키로서는 '삼진 기계'인 홈런왕, 즉 영양가가 떨어지는 타자에게 투자하기는 아까운 돈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카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MLB.com은 카터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FA로 풀린 마크 트럼보를 비교하며 카터가 몸값 대비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올시즌 트럼보는 타율 2할5푼6리, 출루율 0.316, 47홈런을 기록했다. 타율과 홈런은 카터보다 높지만, 출루율은 낮았다. 트럼보는 총액 6000만달러 정도의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보와 비슷한 실력의 카터를 더 싼 가격에 데려올 수 있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KBO리그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2년을 활약했다. 2011~201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81경기를 뛰며 타율 2할5푼, 2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밀워키는 테임즈가 과거 이상의 활약, 더 나아가 동갑인 카터보다 더 영양가 넘치는 타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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