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감독이 성남 지휘봉을 잡으며 가장 먼저 언급한 선수는 4명이었다.
'핵심 공격수' 황의조(24)는 박 감독과 구단의 집요한 설득 끝에 일본 구단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잔류를 확정지었다. 당초 잡을 것으로 전망됐던 박진포(29)는 협상 중 계약기간에서 이견을 보이며 제주로 떠났다. 클래식팀들이 군침을 흘리던 골키퍼 김동준(22)도 성남에 남는다. 이제 마지막 한 명 남았다. '두목까치' 김두현(34)이다.
김두현은 성남의 주장이자 허리의 중심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급격한 노쇠화 조짐을 보이며 단 4골에 그쳤다. 도움은 없었다. 성남이 무너져 내리던 후반기 활약이 특히 저조했다. '에이스'가 부진에 빠진 성남은 결국 챌린지 강등이라는 쓴 맛을 봐야 했다.
박 감독도 김두현의 거취를 두고 고민이 많다. 일단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성남 취임 일성으로 '록축구'를 강조했다. '록축구'는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빠른 축구를 의미한다. 볼소유와 킬패스 능력은 탁월하지만 기동력이 떨어진 김두현은 계륵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기에는 스크린 플레이가 약한 김두현이다. 여기에 체력도 문제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팀의 레전드를 하루 아침에 내칠 수는 없다.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두현은 성남과 계약이 1년 남아 있다. 하지만 고액 연봉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박 감독은 27일 김두현과 만나 미팅을 가졌다. 일단 박 감독은 김두현을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두현 앞에는 세가지 갈림길이 놓여 있다. 성남 잔류가 첫번째고, 두번째는 향후 지도자 변신을 위한 해외리그 진출, 세번째는 국내 타 팀으로의 이적이다. 현재로서는 잔류가 가장 유력하다. 많은 나이, 적지 않은 몸값의 김두현을 데려갈 팀은 거의 없다. 성남은 플레잉코치, 혹은 연봉 삭감 후 향후 지도자 보장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현과 성남, 양 측 모두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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