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가 2막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도깨비'는 가슴에 칼이 꽂힌 채 불멸의 삶을 살아가는 도깨비 김신(공유)과 기억상실 저승사자(이동욱) 앞에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19세 소녀 지은탁(김고은)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낭만 설화다.
공유 이동욱 김고은 등 화려한 캐스팅, '로맨틱 코미디물의 대모'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태양의 후예'를 연출한 이응복PD의 합류 등으로 작품은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도깨비'는 그 기대치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2일 첫 방송이 6.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3회 만에 12%로 시청률이 2배 가깝게 뛰어올랐다. 그리고 5회 자체 최고 시청률(14%)을 경신한 뒤 꾸준히 시청률 10%대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린스메이커'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김신 역을 맡은 공유 신드롬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완벽해보이지만 '도깨비'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첫번째는 고증 문제다. 과거 회상신에서 복장과 왕에 대한 이야기 등이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묘사된다.
물론 판타지 드라마 특성상 이런 디테일은 생략하고 넘어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더 복잡한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서열 문제다.
삼신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인간 세상의 출생과 출산을 관장하는 신이다. 저승사자는 염라대왕을 비롯한 지옥의 왕들이 파견하는 감재사자다. 도깨비는 신이 능력을 하사해 탄생한 존재다. 그러니 지위나 능력 순으로 봤을 때에는 삼신, 도깨비, 저승사자 순서가 될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도깨비'에서는 도깨비나 저승사자가 삼신을 대수롭지 않게 대하는 모습들이 포착된다. 아무리 허구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삼신의 손짓 한번에 탄생 자체가 없었던 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맞선다는 설정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바로 PPL이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 '태양의 후예'나 '상속자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도깨비'에서도 PPL이 범람한다. 토레타, 갤럭시S7 엣지, BBQ, 서브웨이, 일룸, 칸타타 등 수많은 PPL이 등장했다. 특히 8회는 PPL 밭이었다. 김신이 과거 직업을 가진 적 있다며 숙취 해소 음료, 가구, 향수PPL를 대놓고 했다.
물론 간접광고는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에 최근엔 시청자들도 작품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는 PPL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도깨비'의 경우는 그 경계가 애매하다. 공유가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커피나 가구 PPL의 경우엔 패러디가 아닌가 싶을 정도라 색다른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된다. 그러나 김신이 지은탁에게 구입한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그 스펙을 줄줄이 읊는 신은 과도했다. 토레타 PPL도 마찬가지. 써니(유인나)가 "보여? 내 노력이? 피부를 생각해 매일 마시는 거?"라고 대놓고 그 효능을 설명하고, 어울리지도 않게 치킨집 냉장고에 맥주나 탄산음료 대신 토레타를 채워놓는 등의 무리수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연 이번에야말로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가 남은 8회 동안 이러한 숙제들을 훌륭히 끝마치고 100점짜리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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