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유재석이 게스트발을 받는 날도 있었다.
그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들이 유재석의 배려에 감사하거나 그의 진행력에 감탄하는 것이 흔한 그림이었지만,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토크 드림팀 특집 2탄'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서는 '감자골X조동아리' 김용만-박수홍-지석진-김수용-손헌수가 한층 더 강력해진 입담을 과시했다. 지난 방송에서 오프닝만 한시간을 펼친 출연진은 모터를 단 듯한 입담으로 '해피투게더3'에서 오랜만에 2회 편성을 이끌어냈다.
내로라하는 선배 예능인들의 입담은 '1인자' 유재석마저도 귀여운 후배로 만들었다. 사공이 많았지만 배는 산으로 가지 않았다. 이들은 능수능란한 토크 기술로 그간 진행자로서 역할에 충실해 온 유재석 자신의 이야기까지 이끌어 냈다. 과거 '서세원쇼'에서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주목받았던 그의 이야기를 간만에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유재석이 "여기 계신 분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방송을 그만뒀을 것이다"고 고백한 장면. 그간 "유재석 덕에 방송을 계속 할 수 있었다"는 미담들이 겹쳐졌다. 유재석은 방송이 잘 풀리지 않아 카메라 울러증에까지 시달리며 방송을 그만둘 생각으로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했지만, 결국 김용만, 김수용, 박수홍의 격려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동기들, 형들이 나를 많이 챙겨줬다"며 고마워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그가 현재 배려와 성실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을 엿보게 했다. 유재석이 전성기를 맞기 전 무명시절과 어리바리한 막둥이 시절도 이들은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들의 존재가 유재석으로하여금 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김용만에게 유재석은 영원한 '막내'였다. 김용만은 "재석이가 생방송 나오면 불안해 하는 게 나한테는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6 MBC 연예대상 수상소감을 듣고 '손석희'라고 느꼈다. 거의 '뉴스룸'이었다"며 언제나 챙겨주고 싶고 기특한 후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다.
박수홍은 비록 동생이지만 유재석을 '개그 스승들의 완결판'으로 평가하며 존경심을 보였다. 그는 '어벤져스'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이 나이까지 버틸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냐. 유재석은 형들 장점을 받아들였다. 우리 실수도 보고 예방접종처럼 항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길을 걸었던 선배이자 가장 유재석을 잘 아는 이들이기에 할 수 있는 진심어린 평가에 유재석도 속마음을 꺼냈다. 그는 "오늘 녹화장에 오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형들 앞에서 진행을 하다니. 순간 울컥하더라. 너무 기뻤다. 꿈만 같다"는 말로 이날의 녹화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완전무결한 '유느님' 같은 유재석을 무장해제 시킨 형님들의 입담은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됐다. 그야말로 '예능계 어벤져스'라고 할 만한 이들을 만남을 또 한 번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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