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먼 길을 오셨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
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에 출전한 김소희(23·한국가스공사)가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밝힌 첫 마디다. 어린 시절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고도 좌절하지 않은 채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며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소감에 담았다. '국가대표가 돼 부모님 해외여행 꼭 시켜드리겠다'는 딸의 다짐을 접한 기업 후원으로 현장에서 결승전을 지켜본 김소희 부모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리우에서 부모님을 펑펑 울렸던 김소희가 이번에는 웃음꽃을 선사했다. 김소희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2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차지했다.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단상에 오른 김소희는 식당일 탓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를 대신해 자리를 지킨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리우에서 한없이 눈물을 쏟았던 아버지의 표정에는 기쁨의 웃음이 가득했다.
김소희는 "리우올림픽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며 "정말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국민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를 제패한 태권소녀지만 도복을 벗으면 20대 초반의 '풋풋한' 여심(女心)이다. 시상식장에서 '훈남 선수'로 잘 알려진 선배 이대훈(25·한국가스공사)과 배우 박보검을 비교하자 "(이)대훈이 오빠가 국민들께 진정한 스포츠가 무엇인지 보여줬다면 박보검씨는 배우로 국민들의 눈을 즐겁게 한 분"이라고 얼굴을 붉히며 '보검씨'를 외쳤다. 호출과 함께 실물 사이즈의 사진 패널이 등장하자 그는 "사진으로만 봐도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상식을 마친 뒤 김소희는 부리나케 자리를 떴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겹쳤지만,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음주부터 대구에서 대회가 열려요. 체중 관리에 들어간 터라 밥을 먹을 여유가 없네요(웃음)."
한편, 남자 부문 신인상은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차준환(16·휘문중)에게 돌아갔다. 해외 전지훈련으로 인해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차준환은 영상을 통해 "정말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열리는 대회에서 매번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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