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업무를 보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면 자동차보험금을 먼저 받고 산업재해보험금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산재보험금을 받은 후 자동차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보험사가 산재보험금 만큼을 빼고 보험금을 주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 롯데손해, 삼성화재, 한화손해, 현대해상, MG손해 등 6개 손해보험사의 경우 보험사와 산재 중 어느 곳에 먼저 지급신청을 하는가에 따라 수령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이들 6개 손보사들이 배상의무자 또는 제삼자가 지급한 금액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으로 보상받은 금액을 보험금에서 공제하도록 한 약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해석하면 다른 곳에서 보상을 받지 않았다면 이들 보험사의 경우 지급기준 상의 보험금을 100% 지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나머지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금 지급을 우선 신청해도 산재보험금을 산정해서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손해보험은 고객이 입은 실제 손해액을 보상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 다른 곳에서 보상금을 받았다면 그만큼을 빼고 지급하는 것이다.
결국, 고객이 산재보험금을 먼저 받고 자동차보험금 지급을 신청하면 보험사는 이미 받은 산재보험금을 뺀 나머지만 지급한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금 지급을 먼저 신청하면 보험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2015년 1월 대법원 판결에서 비롯됐다. 대법원이 산재보험금을 줄 때 자동차보험금을 공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자동차보험금이 사용자(고용주)의 손해배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급되는 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보험사의 경우 어느 것을 먼저 신청하는가에 따라 지급 보험금이 달라지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선순위에 따라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지만, 업계에서는 타 보험사나 우선순위에 따른 보험금 차이로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또, 보험사기가 극성인 시점에서 이 같은 차이는 일부 고객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실손보상이라는 업계의 기본적 취지가 훼손되고, 일부 계약자들의 악용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으로 나머지 대다수 보험가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업계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개선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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