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신고식을 치른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가시마(일본)와의 ACL E조 1차전을 앞둔 울산이 '투톱' 카드를 들고 나선다. 김 감독은 "다양한 공격 조합을 준비 중이다. 코바를 이종호와 함께 투톱으로 세우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빅앤스몰(Big&Small)' 조합이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키치SC(홍콩)와의 ACL 플레이오프에서 원톱을 시험대에 올렸다. A대표팀 출신 공격수 이종호가 전후반 및 연장전까지 120분을 모두 소화했다. 2대1 패스에 기반한 중앙 돌파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제공권 장악에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투톱이다. 이종호의 파트너로 낙점된 코바가 눈길을 끈다. 크로아티아 출신 외국인 선수인 코바는 2015년 7월 울산에 입단한 뒤 줄곧 왼쪽 측면 공격을 맡았다. 뛰어난 발재간과 스피드, 돌파 능력을 선보이면서 울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1m88의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 활용 능력도 상당한 선수로 꼽힌다. 그동안 김신욱 이정협 등 정통파 원톱들이 버티고 있던터라 진가를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코바의 합류로 이종호는 제공권 장악 부담을 덜면서 폭넓은 활동량이라는 특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투톱을 받쳐줄 옵션도 든든하다. 외국인 미드필더 페트라토스, 오르샤가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서 기존 한상운 김승준과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좌우 윙백인 이기제 김창수의 공격적 역량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시마전은 울산의 올 시즌을 가늠하는 중요한 승부다. 키치전 부진으로 2년 연속 스플릿 그룹A 진입 및 ACL 출전권 획득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전술적 변화 속에 임하는 가시마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한다. 김 감독의 투톱 승부수에 걸린 기대는 그래서 더 크다.
김 감독은 "키치전을 마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가시마전의 밑그림을 그렸다"며 "ACL에선 쉬운 승부가 없다는 점을 키치전에서 절실히 느꼈다. 가시마전도 어려운 적지에서의 승부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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