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수가 많아졌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제주는 올 시즌 겨울이적시장의 승자다. 6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한 제주는 멘디, 알렉스, 이창근, 조용형, 이찬동, 진성욱 등 최전방부터 골키퍼까지 전포지션에 걸쳐 수준급 선수들을 더했다. '폭풍영입' 강원이 이름값 위주의 영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관계자들은 알찬 영입에 성공한 제주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더블스쿼드를 갖춘 제주는 올 시즌 리그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2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제주는 각 팀 사령탑들이 뽑는 우승후보 중 하나로 지목받았다.
정작 당사자인 조성환 제주 감독은 그 풍성한 스쿼드 때문에 고민이 생겼다. '빼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조 감독은 올 겨울 '더하기'에 집중했다. 100%는 아니지만 조 감독이 원하던 그림에 근접한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18명뿐이다.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조 감독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제주는 전북의 ACL 출전권 박탈로 스케줄이 다소 꼬이기는 했지만 동계훈련을 성실히 마쳤다. 배일환 정도를 제외하면 부상자도 거의 없다. 주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선수단은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조 감독은 "37명의 선수들 중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고, 성실히 준비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고 흡족해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선수들의 이름을 제외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조 감독은 22일 장쑤와의 ACL 1차전을 앞두고 이틀간 잠을 자지 못했다. 조 감독은 다음날 열린 미디어데이를 초췌한 모습으로 나서야 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얼굴이 눈에 밟혀 명단 짜기가 정말 힘들더라"고 했다.
이제 시즌이 시작된다. 조 감독의 불면이 밤도 계속될 것이다. 조 감독의 선택에 불만을 갖는 선수들도 생길 수 있다. 조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조 감독은 "감독을 하고 처음으로 하는 경험이다. 어떻게 동기부여를 주고,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일단 기준은 여전히 하나다.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짜고, 그 틀 안에서 가장 준비를 열심히 한 선수들이 우선이다. 조 감독은 "이 원칙을 흔들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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