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연신 "속상하다"를 반복했다. 오른손 투수 이태양(27) 때문이다. 이태양은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캠프의 히어로였다. 김성근 감독은 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두 외국인 원투펀치 외에 일찌감치 이태양을 3선발로 낙점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좋았던 모습에서 더 좋아졌다. 2015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2년째를 맞아 완벽한 몸상태였다. 최근 결혼도 했고, 정신적으로 성숙됐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글스 영건 이태양은 시범경기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LG 트윈스전에서 3이닝 10피안타 5실점,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⅓이닝 8피안타(3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졌다. 26일 SK 와이번스전은 시범경기 최종전이었다. 이태양은 오간도(3이닝 무실점) 다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예정된 투구 이닝은 3이닝이었지만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다. 2이닝 동안 4안타(1피홈런) 4실점. 시범경기 세차례 등판에서 1패에 평균자책점은 16.39까지 치솟았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를 보다보면 내 마음이 아프다. 이 친구가 얼마나 착하고 성실한가. 수술후 재활도 그랬고, 스프링캠프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 과정을 내눈으로 직접 지켜봤다. 가진 것이 많은데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어떻게든 회복을 시켜야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내내 김 감독은 이태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태양은 비야누에바(11이닝), 송은범(10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9⅓)을 던졌다. 이태양의 잠재력과 가진 무기를 알기에 벤치에선 어떻게든 피칭 밸런스를 찾기를 원했다.
김 감독은 "볼을 마지막 순간 채지 못한다. 불펜에서는 곧잘 좋은 볼을 던지기도 하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힘이 들어간다. 볼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했다. 시범경기 등판에서 직구 스피드의 저하도 눈에 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0, 141㎞를 한 두차례 찍을 뿐 대부분 130㎞ 중후반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140㎞대 중반을 찍어대던 직구 구위가 사라졌다.
현재로선 개막엔트리 제외 가능성도 있다. 지금같은 밸런스로 마운드에 오르면 팀에도, 본인에게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이태양은 한화 마운드의 미래 자원이기에 마지막까지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대전에서 시즌 개막전(3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야간훈련 등 최종 점검을 할 예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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